[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를 꺾고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1위 자리에 다시 올랐다. 현대캐피탈은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삼성화재 선수들과 견줘 세리머니를 크게 했다. 1세트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렸기 때문에 더 신이 났다. 반면 삼성화재 선수들은 특유의 파이팅이 이날 현대캐피탈과 견줘 잘 보이지 않았다.
주장 고희진만이 코트 안에서 후배들을 독려했다. 이런 분위기는 경기 내내 이어졌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삼성화재나 우리나 이날 경기만 놓고 본다면 전체적으로 비슷했다"며 "잘한 부분도 있고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려는 의지가 좀 더 앞섰던 것 같다"고 했다.
부상 복귀 뒤 지난 1일 대한항공전 이후 두 번째로 선발 레프트로 출전한 문성민도 "삼성화재와 우리 팀 실력은 비슷하다고 본다"며 "코트 안에서 파이팅은 우리가 좀 더 앞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파이팅 만큼은 밀리지 말자'고 얘기를 했다"며 "팀이 승리를 거두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팀 외국인선수들끼리 신경전도 있었다. 현대캐피탈 아가메즈(콜롬비아)는 1세트에서 삼성화재 레오(쿠바)가 시도한 오픈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았다. 아가메즈는 블로킹 후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공격이 막힌 레오를 한참동안 쳐다봤다. 일종의 기싸움이다.
2세트 후반 레오가 아가메즈의 블로킹을 뚫고 점수를 냈다. 레오는 득점 세리머니를 했고 아가메즈가 그런 그를 불렀다. 두 선수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아가메즈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
아가메즈는 "레오는 정말 배구를 잘하는 선수"라며 "그러나 가끔은 V리그에서 자신이 최고 선수인 것처럼 행동을 한다"고 꼬집었다. 아가메즈는 "레오가 상대팀 선수고 싫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배구는 신사적인 스포츠가 아니냐. 레오도 상대팀과 선수들을 존경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가메즈는 이날 다른 경기때와 견줘 세리머니를 다소 크게 했다. 서브 에이스를 뽑거나 공격에 성공했을때 가슴을 치거나 팔을 크게 치켜들며 기쁨을 나타냈다. 권영민, 최태웅 등 동료 세터에게도 토스에 대해 다소 강하게 주문을 했다.
김 감독은 "아가메즈가 워낙 승부욕이 강해서 그렇다"며 "삼성화재와 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아가메즈도 잘 알고 있다. 어떤 팀에게도 지기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좋게 봐달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가메즈와 이야기를 더 나눠서 조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오는 22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4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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