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집토끼' 단속이 대세다. FA 시장의 막이 오른 가운데 각 구단이 내부 FA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FA 신청을 마감한 결과 총 21명의 자격 취득 선수 중 16명이 FA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FA 자격을 포기한 선수는 오승환(삼성), 김일경(LG), 송지만(넥센), 박기혁(롯데), 박경완(SK) 등 5명. 오승환은 해외 진출을 위해, 박경완은 2군 감독이 되며 현역 은퇴를 했기 때문이다. 김일경, 송지만, 박기혁도 각자의 사정으로 FA 신청을 포기했다.
이제 FA를 신청한 16명 중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을 제외한 15명의 이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에 돌입한다. '잔류'를 타진하는 기간이다. 그 사이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17일부터 2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이적'이 이루어지는 때다.
지난해의 경우 총 21명의 FA 자격 선수 중 권리 행사에 나선 선수는 11명 뿐이었다. 그 중 팀을 옮긴 선수는 정현욱(삼성→LG), 이호준(SK→NC), 홍성흔(롯데→두산), 김주찬(롯데→KIA), 이현곤(KIA→NC) 등 5명. 김주찬은 4년간 총액 50억원의 조건에 이적하며 지난해 FA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원 소속구단에 잔류한 6명은 모두 우선협상 기간 내에 도장을 찍었다. 이같은 현상은 올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내부 단속을 최대 과제로 내건 각 구단들은 10일부터 시작될 우선협상 기간 동안 집토끼 잡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빅5'로 꼽히는 선수들에게 특히 눈길이 쏠린다. 강민호(롯데), 장원삼(삼성), 정근우(SK), 이종욱(두산), 이용규(KIA)가 그 주인공. 강민호는 벌써부터 포수 포지션이 갖는 장점을 등에 업고 역대 FA 최고액 경신을 바라보고 있다. 유일한 선발 투수에다 좌완이라는 희소성까지 갖춘 장원삼도 대어급으로 꼽힌다. 국가대표 리드오프 3인방인 정근우, 이종욱, 이용규도 군침을 돌게 만드는 자원들이다. 이들은 모두 원 소속구단에서 '무조건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대상이다.
준척급 자원도 여럿 눈에 띈다. 국가대표 유격수 손시헌(두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거포로서의 진가를 드러낸 최준석(두산), 최고령 타격왕에 빛나는 이병규(LG),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 박한이(삼성) 등이다. 이대형, 권용관(이상 LG), 강영식(롯데), 박정진, 이대수, 한상훈(이상 한화) 등도 각자 포지션에서 제 몫을 해줄 선수들이다.
아무리 원 소속구단이 잔류에 힘을 쏟는다고 해도 선수 입장에서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팀을 옮길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조건은 역시 '돈'이다. 몸값은 프로의 가치를 평가해주는 가장 절대적인 요소다.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해주는 구단에서 뛰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출전 기회를 얼마나 잡을 수 있는지도 주요 고려 조건이다. 최준석, 이대형, 권용관 등 올 시즌 주전 자리를 확실히 점하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주전 보장' 등의 카드가 통할 수 있다. 원 소속구단에서의 사정이 다음 시즌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면 선수들로서도 주전으로 뛰면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팀을 옮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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