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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투혼의 두산, 부끄럽지 않은 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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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창출' 앞두고 분루…만신창이 몸에도 정신력으로 버텨

[김형태기자] '기적'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4위팀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두산 베어스는 정상 일보직전에서 여정을 마쳤다. 두산은 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3-7로 패했다. 4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섰지만 이후 내리 3연패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파란만장한 포스트시즌이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뒤 모두를 놀라게 한 3연승을 거두더니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3승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을 상대로는 대구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 3연속 이변' 창출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5∼7차전을 내리 내주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되돌아보면 투혼의 25일이었다. 포스트시즌 최대 경기수인 17경기 가운데 16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은 만신창이가 됐다. 주장 홍성흔은 종아리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막판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야 했고, 이원석은 옆구리, 오재원은 왼쪽 허벅지 뒷쪽을 다쳤다. 김현수는 고질적인 발목 뼛조각 부상으로 고생했고, 이종욱은 투구에 맞은 오른 무릎에 시커먼 멍이 들었다. 포수 최재훈과 최준석 등은 링거를 맞으면서도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김진욱 감독은 "쉽지 않은 일정에도 한국시리즈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건 선수들의 정신력 때문"이라며 "이들의 헌신과 투혼이 두산 야구를 새롭게 끌어올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가지 주요 보직 없이 사투를 펼쳤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어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선수를 내세우는 집단 마무리로 단기전을 치렀다. 왼손 타자를 확실하게 잡아줄 좌완 셋업맨의 부재도 큰 골칫거리였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야 했기에 코칭스태프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이 포스트시즌서 미들맨으로 투입된 핸킨스가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줬고, 윤명준이라는 새로운 자원의 등장으로 불펜이 어느 정도 안정될 수 있었다.

타격에서는 오재일과 최준석 두 좌우 거포의 재발견이란 소득을 거뒀다. 지난 시즌 중반 이성열과 트레이드로 넥센에서 이적해올 당시만 해도 오재일은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 시즌 후반부터 꾸준히 1군 출장 기회를 잡더니 이번 포스트시즌서 화끈한 타격으로 새로운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2차전 연장 13회초 삼성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쳐낸 결승 솔로홈런은 오랫동안 기억될 한 방이었다.

최준석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이번 가을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가을 야구 16경기서 6홈런으로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가치를 크게 올렸다. 6차전까지 한국시리즈 타율 3할8푼1리 3홈런 5타점을 올린 그는 7차전 1회 첫 타석에서도 깨끗한 좌전안타를 쳐내며 화끈한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이번 겨울 FA로 풀리는 그는 거포 보강에 혈안이 된 팀들의 뜨거운 눈길을 받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이 될 전망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지난 1월 첫 구단 공식 행사인 포토데이 당시 "현재 두산의 전력은 삼성에 이은 2위로 본다. 올해에는 화끈한 타격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규시즌서 우여곡절이 적잖았지만 결과적으로 김 감독은 자신의 약속을 거의 지켰다. 2013년 가을 푸른 그라운드 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두산은 아쉬울지언정 부끄러울 것 없는 패자였다.

조이뉴스24 대구=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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