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무게'를 연출한 전규환 감독이 거대 자본에 휘둘리는 영화계 현실을 꼬집었다.
29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무게'의 언론·배급 시사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전규환 감독과 주연 배우 조재현이 참석했다.
저예산 작업을 통해서도 수작 영화들을 내놓으며 해외 유수 영화제의 인정을 받아 온 전규환 감독은 이날 현재 한국 영화계에 감독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이 주는대로(시키는대로) 캐스팅도 하고 연출도 하는 이들이 많다"며 "앞에선 폼을 잡지만 그렇다. 언론도 그 정형화된 영화(들의 양산)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영화 안에서 다양한 문법, 영화적 시도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을 이어 간 그는 다양한 영화들이 창작되는 것이 영화계 일자리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 7~8명, 많으면 10명의 스태프들과 작업해 왔다는 전 감독은 "해외 촬영은 4~5명으로 촬영하는데 일반적 영화는 70~80명, 많게는 100명이 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취업 문제를 많이들 이야기하더라"며 "영화 본질과 벗어난 이 이야기를 하는 건 다양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다양한 취업의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나도 30~40명씩 데리고 일하고 싶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또한 그는 두 차례 제한 상영가 분류 끝에 개봉하게 된 '무게'의 홍보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토로?다. 감독은 "특별히 홍보가 잘 안 된다"며 "이런 류의 영화니, 제가 갈 수 있는, 노출할 수 있는 곳은 영화제 뿐이어서 영화제에 많이 다녔다"고 알렸다.
전규환 감독은 "제가 빅토르 위고를 언급하는 것이 웃길 수 있지만 캐릭터를 만드는 데 있어 처음부터 이 작품은, 이야기같은 서사 비슷한 것을 만들고 싶었다"며 "들여다보면 웹툰 수준의 이야기밖에 안 될 수도 있다. 설사 그게 잘 됐다 한들 저는 아이돌 스타가 나오는 것이 아닌, 이야기가 갖춰진 서사로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에 노개런티로 참여해 준 조재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신작 '마이보이'에 출연한 이태란, 차인표에 고마워했다. 유준상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전 감독은 "돈을 못 드렸는데 차인표, 이태란이 회식도 시켜줬다. 신작 '화가'에 출연하는 유준상은 돈도 줬다"고 알렸다.
"독립, 상업을 구분짓는 것이 웃기지만 그래도 저예산 영화에 출연해주시는 것이 좋은 케이스"라고 배우들에 재차 고마움을 표한 전규환 감독은 "'무게'가 늦게나마 개봉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무게'는 태어날 때부터 고통의 무게를 지닌 곱추 정씨가 주인공인 영화다. 시체닦이 일을 하는 그와 주변의 사람들, 시체들의 이야기를 그로테스크 판타지로 그려냈다. 배우 조재현이 정씨 역을 맡았으며 박지아·이준혁·라미란이 출연한다. 윤동환·김성민·달시 파켓도 특별 출연했다. 지난 2012년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퀴어라이온상을 수상했다. 두 차례의 제한 상영가 분류 끝에 오는 11월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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