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0.00 vs 7.78.
한국시리즈 4차전에 나서는 양 팀 선발 투수들이 정규시즌에서 각각 상대팀에 기록한 평균자책점이다. 두산 이재우가 삼성을 상대로 0.00을, 삼성 배영수는 두산을 상대로 7.78을 각각 기록했다.
이재우의 경우 표본이 적다. 올 시즌 삼성전 3경기에 모두 불펜 투수로 등판해 5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하지만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았을 뿐, 분명 강했다. 18타자를 상대해 안타와 볼넷, 사구를 각각 하나씩만 내줬다. 평균자책점 0에 피안타율도 6푼7리에 불과하다.
배영수에게 두산은 천적이라 할 만큼 힘든 상대였다. 올 시즌 두산전 4경기에 등판한 배영수의 성적은 1승2패 평균자책점 7.78이다. '개만두'로 불리는 개막전 만루홈런 2방의 아픔이 컸다. 3월30일 열린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만루홈런 2방을 맞으며 3.2이닝 8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5월14일 5이닝 1실점 승리, 6월7일 7이닝 2실점의 호투로 두산 상대 아픈 기억을 씻어내는가 했다. 그러나 7월5일 다시 4이닝 10피안타(2홈런)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며 두산과의 천적관계가 형성됐다. 이후 배영수는 한 번도 두산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이번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의 전적은 두산이 2승1패로 앞서 있다. 적지 대구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가져갔지만 안방 잠실에서 펼쳐진 3차전을 삼성에 내줬다. 삼성은 3차전 승리를 시작으로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 만약 4차전까지 삼성이 이긴다면 이번 한국시리즈의 최종 결과는 또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28일 4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이재우와 배영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삼성전에 강했던 이재우지만 이번 대결은 정규시즌과는 긴장감 등 여러모로 다르다. 일단 이번엔 선발이다. 계투로 나서 한 번씩만 상대했던 것과는 달리 두 번 이상 같은 타자들과 맞서야 한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26)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2.64)이 높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삼성에 박한이, 최형우, 채태인, 이승엽 등 빼어난 좌타자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재우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한 차례씩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5.2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고,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1.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성으로선 조기에 이재우를 무너뜨리지 못하면 넥센처럼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배영수도 두산의 좌타자들에게 특히 고전했다. 두산 상대 피안타율(0.364) 자체가 높지만 김현수에게 11타수7안타(0.636), 오재원에게 10타수6안타(0.600), 정수빈에게 6타수4안타(0.667) 등 좌타자 상대에 애를 먹었다. 오재원이 3차전에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배영수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배영수가 특히 조심해야 할 타자는 김현수. 김현수의 배영수 상대 7개의 안타 중 3개가 홈런이다. 그 중 하나는 개막전 만루홈런. 배영수를 상대로만 9타점을 쓸어담았던 김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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