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술자리 폭행 시비를 일으켰던 이천수(32)에 대해 소속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구단 최고 수준의 중징계를 내렸다.
인천은 25일 구단 상벌위원회를 열고 장시간 논의 끝에 이천수에게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 정지, 벌금 2천만원, 사회봉사 명령 100시간, 재발방지 각서와 자필 사과문 구단 홈페이지 게시 처분을 내렸다.
인천구단 임직원과 코칭스태프로 구성된 상벌위원회는 "이천수는 구단의 핵심 전력이 분명하다"라면서도 "공인으로서 음주 폭행 시비로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점은 강력하게 벌해야 한다"라며 구단 창단 후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린 이유를 전했다.
이천수는 지난 14일 인천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 옆자리 손님을 폭행한 혐의로 16일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폭행 시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진실공방이 오갔다. 이천수는 구단을 통해 "폭행을 하지 않았다. 옆에 아내까지 있었다"라고 폭행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천수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또 사건이 벌어질 당시 부인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거짓 해명을 한 것이다.
이천수는 경찰 조사를 마치고 피해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며 원만하게 합의했다. 피해자 측은 "술자리에서 단순한 실랑이었기에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 크게 부풀려지면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 그래도 원만하게 합의가 됐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인천구단은 경찰 발표를 지켜 본 뒤 이천수의 징계를 하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고민하던 인천은 지역 정서 등을 고려해 최고 수준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 외에도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두 명의 선수에게도 엄중 경고 및 선수단 회칙에 따라 벌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이천수는 "인천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사과 말씀 드린다. 구단의 징계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인천의 자체 징계에 따라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의 징계는 없게 됐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인천이 자체적으로 강한 징계를 내렸기 때문에 연맹 차원의 징계는 하지 않겠다. 다만 이천수가 진정성 있는 사회 봉사를 이행하는지 확인하겠다"라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