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포스트시즌 들어 상승세를 이어온 두산이 첫 판에서 삼성을 누르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두산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서 7-2로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정규시즌 4위팀 두산은 그 기세를 이어가 1위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마저 승리로 장식했다. 2001년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두산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바라보는 삼성은 마운드가 두산의 불붙은 타선을 감당하지 못한데다 타격감마저 떨어져 첫 판을 내줬다. 삼성은 홈에서 벌이는 2차전 승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양 팀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두산 방망이가 폭발했다. 두산은 홈런 두 방 포함 12안타로 7점을 올리며 삼성 마운드를 흔들었다.
시작은 삼성이 좋았다. 1회말 2사 후 3번 타자 박석민이 두산 선발 노경은의 초구 142㎞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박석민은 정규시즌 후반기 맹타 기세를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갔다.
이후 흐름은 두산 쪽으로 넘어왔다. 2회초 곧바로 역전을 시켜놓은 것이 흐름을 되돌린 데 결정적이었다. 홍성흔의 우측 안타, 오재원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최재훈이 삼성 선발 윤성환의 초구 낮은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연결했다. 동점을 만든 두산은 이어 손시헌, 이종욱의 연속 적시타를 더해 3-1 역전에 성공했다.
5회 두산의 집중력이 다시 살아났다. 1사 후 김현수가 윤성환의 2구째 114㎞ 커브를 노렸다는 듯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김현수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빨랫줄같은 타구였다.
이어 최준석과 홍성흔이 안타로 출루했고, 윤성환의 폭투로 1사 2, 3루가 됐다. 이어 나온 이원석은 흔들린 윤성환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6구째 낮은 직구를 강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렸다. 점수는 어느새 6-1로 벌어졌다. 결국 윤성환은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조현근으로 교체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손시헌이 두산 타선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9번타자로 나선 손시헌은 2회 역전 적시타에 이어 6회초에는 삼성 3번째 투수 신용운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타율 3할1푼6리로 강했던 손시헌이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로 기대에 보답했다.
추격 기회에서 병살타 두 개가 나오며 공격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던 삼성은 8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도 최형우가 1루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은 9회말 1사 1, 3루에서 이지영의 땅볼 타점으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추격의 의미도 없었다.
노경은은 한국시리즈 데뷔 등판에서 6.1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 팀 승리의 든든한 디딤돌을 놓고 승리투수가 됐다. 노경은에 이어 7회 1사 1, 2루 상황을 이어받은 변진수도 김태완을 병살타로 유도해 승리에 기여했다.
윤성환은 4.1이닝 10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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