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뚜껑을 열고 보니 정반대다. 두산의 약한 고리로 평가됐던 불펜이 연일 호투 행진이다. LG에 비해 열세라던 전망이 무색해질 정도다. 완벽한 계투라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준플레이오프 때와는 완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두산이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게 된 19일 잠실 3차전에서도 두산 불펜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선발 니퍼트가 5.1이닝 6안타 3실점으로 강판되자 이어 마운드에오른 김선우, 홍상삼, 정재훈은 3.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3번째 투수로 등판한 홍상삼은 혼자서 아웃카운트 11개를 잡아내며 경기를 매조졌다.
두산 불펜의 호투는 앞선 2경기에서도 목격됐다. 4-2로 승리한 지난 16일 1차전에서 홍상삼이 3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로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큰 경기에선 좀처럼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던 예전에 비해 180도 변신한 모습이었다.
0-2로 완패한 지난 17일 2차전에서도 두산 불펜은 안정감이 있었다. 선발 이재우가 1.2이닝 2실점으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가자 핸킨스, 김선우, 오현택, 정재훈, 변진수, 윤명준이 줄줄이 마운드에 올라 6.1이닝을 8안타 무실점으로 합작했다. 당시 LG 선발 리즈의 8이닝 10탈삼진 1안타 무실점 역투에 가려졌지만 불펜의 릴레이 호투는 간과할 수 없는 두산의 소득이었다.
그리고 5-3으로 승리한 이날도 두산은 계투진이 경기 중반부터 마운드를 든든히 지킨 덕에 중요한 고비에서 1승을 추가할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니퍼트에 이어 6회 1사3루에서 등판한 김선우는 현재윤을 3루수 내야안타로 내보냈지만 곧바로 등판한 홍상삼이 박용택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을 뿐 김용의를 1루수 직선타로 유도하며 더블플레이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위기에서 벗어난 홍상삼은 7회를 볼넷 1개만 허용하고 틀어막은 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3타자를 가볍게 범타로 잡아냈다. 5-3으로 앞선 9회에는 김용의에게 우중간 3루타, 이진영에게 적시타를 맞고 강판됐지만 외야수들의 잇따른 호수비 도움을 받은 정재훈이 경기를 무사히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 3경기 동안 두산 불펜의 기록은 13이닝 1실점. 이 가운데 홍상삼 혼자 6.2이닝 1실점으로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회복한 모습이다.
연일 계속되는 악전고투로 체력이 고갈된 두산은 한국시리즈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여기에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변신한 구원투수들의 역투도 무시 못할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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