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G 트윈스 박용택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타수 4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중견수 겸 1번타자로 선발출전한 그는 전타석 출루에 성공하며 팀의 첫 승리를 앞장서 이끌었다.
박용택의 진가가 돋보인 순간은 2회말 공격이었다. LG는 선취점을 낸 다음 2사 3루의 찬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두 번째 타석에 선 박용택은 두산 선발 이재우가 던진 6구째를 받아쳐 2루타를 만들었다. 박용택의 적시타로 3루 주자 오지환이 홈으로 들어와 LG는 귀중한 추가점을 냈다.
이후에도 박용택은 부지런히 출루했으나 두 차례나 홈에서 태그아웃 당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아 더 이상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LG는 이날 선발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8이닝 1피안타 무실점 역투와 마무리 봉중근의 세이브로 리드를 지켜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전날 1차전 두산에게 당한 2-4 패배를 되갚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다.
박용택은 두산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어색하다"며 "언제부터 이런 자리가 생겼냐?"라고 반문해 순간 회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11년만에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러 승리팀 수훈선수로 인터뷰를 갖는 자리가 어색하다는 얘기였다.
그는 "역시 두산과 경기는 긴장이 된다"며 "꼭 대학 시절 고연전(박용택은 휘문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에 입학했다)에 나서는 기분과 비슷하다"고 했다.
박용택은 "그래서 그런지 다른 경기보다 더 집중하게 된다"며 "11년 만에 참가한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첫 승리라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02년 때는 한 타석 또는 한 경기에서 부진하면 '다음에 나와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다"며 "그러나 그 이후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금 돌이켜 보니 타석 하나 하나가 정말 소중하다는 걸 알 것 같다. 이번이 마직막 포스트시즌 타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미있는 경기를 뛰고 있음을 알렸다.
또한 박용택은 "3차전에서는 이진영과 정성훈이 잘 할 거라 본다"며 "둘 다 계속 침묵하고 있을 선수들이 아니다"라고 1, 2차전 부진한 모습을 보인 동료들에 대해 신뢰를 보였다. 3번과 4번타자로 나온 이진영과 정성훈은 이날 4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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