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제 마지막 승부다. 1, 2차전 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유리했던 점은 모두 사라졌다. 넥센 히어로즈는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 내리 패해 시리즈 승부는 2승2패 원점으로 돌아갔다.
넥센은 안방에서 열린 1, 2차잔서 모두 승리를 챙기며 플레이오프행 8부능선에 올라갔지만 마지막 고개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은 상황이다. 14일 열리는 5차전에서 두산과 '마지막 승부'를 벌여야 한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부담은 가을야구 단골손님인 두산 선수들이 오히려 더 갖고 있는 듯했다. 1차전 전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두산 김진욱 감독과 주장 홍성흔은 "우리의 경우 포스트시즌에 당연히 나간다는 시선이 많았다"며 "잃을 게 없는 상대(넥센)를 만났다"고 경계했다.
두산은 가을야구 경험에서 첫 초청장을 받은 넥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리즈가 시작되자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넥센 선수들의 움직임이 두산보다 더 가벼웠다. 경기내용을 떠나 1, 2차전에서 넥센이 두산에게 내리 한 점 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치른 3, 4차전은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넥센 선수들이 두산과 견줘 오히려 더 부담을 갖고 경기를 뛰었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도 부담을 갖고 경기에 나섰지만 넥센보다는 나았다. 지난 12일 열린 4차전을 앞두고 두 팀의 덕아웃 분위기는 대조를 이뤘다. 그 때까지 2승 1패로 앞서고 있던 넥센 덕아웃이 두산보다 더 가라앉았다. 분위기만 놓고 보면 넥센이 두산에게 밀리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런 분위기가 4차전 승패를 갈랐는지도 모른다.
최종 5차전에서 넥센은 타선의 연결고리와 해결사 노릇을 해줄 선수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4번타자 박병호 외에도 상대의 기를 꺾을 수 있는 주인공이 필요하다.
비록 연장 14회 접전 끝에 두산 이원석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지만 3차전에서 동점 3점홈런을 때린 김민성이 좋은 예다. 박병호는 1차전 선제 솔로홈런과 4차전 2루타를 쳐낸 걸 제외하고 시리즈 내내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두산 투수들의 집중 견제도 방망이가 고개를 숙인 원인 중 하나지만 '자신이 해결해야만 한다'는 부담이 타석에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정호의 부진도 넥센 코칭스태프에게 걱정거리다. 강정호는 4차전까지 17타수 1안타로 타율 5푼9리를 기록하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그래도 (강)정호를 믿는다"며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지만 분명히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신뢰를 보였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방망이가 고개를 숙이면서 넥센이 자랑하는 일명 'LPG 타선'은 4차전까지 50타수 8안타 타율 1할6푼에 그치고 있다. 중심타선이 제몫을 못한다면 앞 뒤로 자리잡은 2번과 6, 7번 타순에서라도 힘을 보태줘야 한다.
5차전 선발로는 브랜든 나이트(넥센)와 유희관(두산)이 나선다. 두산 타자들은 1차전에서 나이트를 만났고, 넥센 타자들은 2차전에서 유희관의 공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유희관의 경우 제구력이 좋기 때문에 잠실구장과 견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목동구장에서도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유희관은 2차전에서 넥센 타선을 상대로 7.1이닝 동안 4사구 5개를 허용했지만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넥센 타자들이 까다로운 유희관의 공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시리즈의 최종 명암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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