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벼랑 끝에 몰린 두산 베어스가 믿는 마지막 카드는 노경은이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놓인 두산은 11일 3차전 선발로 노경은을 내세운다. 두산이 노경은을 3차전까지 아낀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 5일 LG와 시즌 최종전에 등판한 점도 감안했지만 잠실구장에서 유독 강한 노경은의 특성을 믿겠다는 거다. 노경은은 지난해 선발 전업후 잠실에서 무척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공이 빠르고 포크볼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위력이 좋은 노경은은 외야가 넓은 잠실에선 '큰 것' 걱정 없이 자기만의 피칭을 펼쳐왔다.
올 시즌 등판한 30경기에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한 그는 잠실에서만 15경기에서 6승3패 3.22로 무척 뛰어났다. 프로야구 8개 구장 가운데 잠실 성적이 가장 좋았다. 노경은은 "잠실 마운드에만 서면 우선 편안하다. 어떤 팀을 상대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심적으로 편안한 잠실 경기이지만 부담이 적지 않은 등판이다. 우선 두산이 1패만 하면 시리즈에서 탈락하게 된다. 여기에 올 시즌 노경은은 넥센을 상대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시즌 4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04만을 기록했다. 22.1이닝 동안 무려 38명의 주자(피안타 24, 볼넷 14개)를 내보낸 결과다. 가장 최근 상대한 지난달 29일 목동 경기에서는 6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허용하며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노경은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당시에는 어떻게 맞았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인 만큼 내 모든 것을 다해 힘껏 던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좋았던 기억도 있다. 올 시즌 잠실에서 넥센과 맞붙은 유일한 경기인 지난 5월23일 그는 6.2이닝 동안 128개의 공을 뿌리며 3피안타 6볼넷 무실점 역투했다. 비록 승패는 얻지 못했지만 당시의 좋았던 기억을 노경은은 생생히 간직하고 있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선 잠실 3,4차전을 모두 이기고 14일 목동 5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가야 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일단 3차전을 승리하면 분위기가 반등할 것으로 선수단은 믿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3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노경은의 어깨에 두산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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