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시작된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넥센은 팀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고,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시리즈 전체 향방을 가늠할 8일 1차전 선발투수로 넥센은 브랜든 나이트,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가 나온다.
두 선수 모두 외국인 에이스답게 1선발 중책을 맡았다. 정규시즌에서 올린 승수도 나란히 12승으로 같다. 단기전 특성상 투수전으로 흐를 수도 있지만 이번 1차전은 타격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있다. 나이트와 니퍼트 모두 상대전적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트는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5경기에 나왔다. 2승을 거두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5.26으로 높다.
나이트가 정규시즌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 4.43과 견줘 두산전 내용이 안좋다. 타선 도움으로 2승을 챙긴 셈이다.
니퍼트는 넥센전에서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2패에 평균자책점 11.91로 시즌 평균자책점 3.58과 견줘 차이가 크다.
니퍼트의 또 하나 약점은 실전 경기 감각이다. 그는 전반기에는 다승왕이 유력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등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더니 지난 7월 17일 NC 다이노스전 후 2개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부상 회복해 9월 20일 LG전부터 3경기 등판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으나 마지막 등판이었던 3일 KIA전에서 1이닝 3피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무너져 불안감을 안겼다.
니퍼트를 포함해 두산 투수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넥센 타자는 역시 박병호다. 7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박병호에게 홈런 3개를 허용했다. 그 부분은 잊지 않겠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1, 2차전 그리고 승부가 5차전까지 갈 경우 경기가 치러지는 장소는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이다. 두산이 홈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과 견줘 규모가 작다. 목동구장은 펜스 거리가 좌우 98m 중앙 118m다. 아무래도 홈런이 나오기 쉽다.
박병호를 중심으로 한 넥센 중심타선은 파워가 강하다. 홈런 37개를 친 박병호에 3번 이택근이 9홈런으로 갯수는 떨어지지만 5번 김민성이 15홈런을 쏘아올렸다. 또한 6번타순으로 배치될 강정호도 22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박병호, 강정호와 같은 확실한 거포는 눈에 띄지 않지만 1번부터 9번까지 쉽게 상대할 타자가 없다. 한마디로 전타선이 안타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현수와 이원석이 각각 16, 10홈런을 기록했고 백업 멤버가 풍부하다.
오재원, 오재일, 허경민, 정수빈 등은 주전급 선발 요원들과 견줘 기량 차가 적다. 두산의 최대 강점이다.
또 한 가지 변수는 날씨다. 8일 목동구장은 비가 예보됐다. 우천으로 순연되지 않는다면 습도가 높은 가운데 경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보통은 이런 날씨에는 타자보다 투수가 좀 더 유리하다고 본다. 야구공 겉가죽에 물기가 묻기 때문에 공이 좀 더 묵직해지고, 투수들의 손가락에 공이 착 달라붙는 느낌으로 구속이 맑은 날씨에 비해 더 나오기도 한다. 투수가 변화구를 던질 때 회전이 더 잘 걸리기도 한다.
어쨌든 넥센과 두산 모두 마운드보다 타선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투수전보다 화끈한 타격전으로 무게중심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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