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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예약' 이재학이 남긴 '진화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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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피안타율-WHIP 모두 전체 2위…정상급 투수로 발돋움

[정명의기자] 더 이상 귀여운 아기공룡이 아니다. 마운드 위에서는 누구도 쉽게 공략할 수 없는 사나운 육식공룡으로 진화했다. 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23)이 쾌투를 이어가며 신인왕 자리를 예약했다.

이재학은 25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NC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0-0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이날 NC 승리의 주역은 누가 봐도 이재학이었다.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3점대(3.04)였던 평균자책점을 2점대(2.90)로 낮춘 소득은 있었다. 이로써 이재학은 신인왕 경쟁자 유희관(27, 두산)과의 비교에서도 우위를 이어가게 됐다. 두 선수 모두 승수는 9승으로 같지만, 유희관은 3.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이재학이다. 올 시즌 전까지 이재학의 1군 경험은 두산 시절이던 2010년 16경기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해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하며 한 단계 성장했지만 1군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나 이재학은 1,2군을 가리지 않았다. 그저 마운드에 올라 상대를 제압할 뿐이었다. 올 시즌 기록에서 이재학이 보여준 진화의 흔적들이 잘 나타난다. 전력이 처지는 신생팀의 특성상 승수를 많이 챙기지는 못했지만 투수로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기록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재학은 평균자책점(2.90)은 물론 피안타율(0.226),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1.19) 등 세 가지 부문에서 모두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기록을 통해 상대 타자들이 안타를 치기 어렵고, 출루하기도 어렵고, 따라서 점수를 뽑아내기도 어려운 투수가 바로 이재학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명품'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올 시즌 들어 더욱 예리해지면서 이같은 빼어난 성적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 눈에 띄는 토종 투수들이 없는 가운데 이재학은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평균자책점, 피안타율, 이닝당 출루 허용률 모두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이재학이 1위다. 137개의 탈삼진을 기록, 이 부문에서도 두산 노경은(146개)에 이어 국내 선수 중 2위에 올라 있다. 전체로 따져도 공동 5위에 해당하는 탈삼진 개수다.

팀 사정에 따라 잠시 '마무리 투수'로 외도(?)를 했던 공백도 극복해냈다. 이재학은 지난 6월 초 뒷문 불안에 시달리던 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불펜 투수로 3경기에 등판한 경험도 있다.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지만, 이재학의 팀을 위한 헌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재학은 선발로 복귀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호투를 이어나갔다.

이재학은 프로 입단 4년차 선수다. 앞으로도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올 시즌 활약은 특급 투수로 성장할 앞으로 모습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재학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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