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또 역전패에 울었다. 눈앞에 뒀던 1위 탈환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가장 높은 위치에 서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LG는 '1일 천하' 이후 2주째 2위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넥센을 꺾고 감격적인 1위 자리에 올랐던 LG는 다음날 넥센에 역전패를 당하며 하루만에 2위로 내려온 바 있다.
선두 삼성도 달아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LG 사이에 승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삼성이 승률에서 2리 앞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삼성의 최근 5경기 성적은 1승4패. 그러나 LG도 최근 5경기에서 2승을 추가하는데 그치고 있어 순위가 뒤집히지 않는 것이다.
3일 SK전은 LG에게 선두 탈환의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2-0으로 앞서다 2-2 동점이 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7회말 터진 박용택의 적시타로 다시 3-2로 리드를 잡아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나 9회초 이동현이 주자 두 명을 남겨두고 물러났고, 위기서 등판한 봉중근이 안치용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은 끝에 3-4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만약 이날 LG가 승리를 지켜냈다면 선두 자리에 다시 올라설 수 있었다. 삼성이 KIA에게 2-5로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와의 상대전적에서 12승2패로 크게 앞서 있던 삼성이다. KIA가 '천적'을 꺾는 이변(?)을 일으켜줬지만 LG 역시 상대전적 8승3패로 앞서 있던 SK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사실 1위 다툼 중인 삼성과 LG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반경기의 승차가 존재한다. 삼성이 2번의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마지막까지 현재의 승차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정규시즌 최종 우승은 삼성에게 돌아가게 된다. 무승부로 인해 승률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LG가 삼성을 제치기 위해서는 승차에서 확실히 우위를 보여야 한다.
LG는 4일 SK와의 2연전 두 번째 경기를 치른 뒤 5일부터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승수 사냥에 나선다. 삼성은 4일 KIA와의 시즌 16차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이틀간의 휴식을 취한다. 이후 7일부터는 대망의 LG-삼성 간 2연전 맞대결이 시작된다.
삼성은 이틀간의 휴식 후 LG와의 맞대결에 총력전으로 나올 것이 뻔하다. LG도 선발 로테이션상 '원투펀치'라고 할 수 있는 우규민-리즈가 삼성과의 2연전에 투입될 차례다. 하지만 맞대결 직전 휴식을 통해 전력을 추스를 수 있는 삼성이 연전으로 인해 지쳐 있을 LG보다는 일정상으로 유리하다.
LG로서는 미리 선두 자리를 뺏어 놓고 삼성과의 맞대결을 벌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맞대결 이전 3경기(SK-한화-한화)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자력으로 선두에 오를 수 있다.
정규시즌 1위와 2위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1위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여유롭게 우승을 준비할 수 있지만 2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2001년 두산(정규시즌 3위) 이후 한 번도 한국시리즈 직행 팀이 우승컵을 놓친 적이 없다. LG 김기태 감독도 이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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