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는 투타에서 안정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삼성 라이온즈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적은 홈런수다.
LG는 2일 현재 팀 홈런 53개로 이 부문 7위에 머물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포 부재에 시달려온 오랜 고민과도 관련이 있다. 같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은 76홈런으로 4위다. 분명 구장 탓만은 아니다.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오지환으로 9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어 정성훈이 8개, 박용택이 6개, 이병규(9번)와 정의윤이 5개로 그 뒤를 따른다. 아직까지 10홈런을 넘어선 타자가 없는 팀은 LG와 함께 롯데, 한화 등 세 팀 뿐이다.
그러나 상대 팀들은 LG의 홈런포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주 터지지 않을 뿐, 홈런이 곧 LG의 승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 LG는 홈런이 나온 39경기에서 32승7패(0.821)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2개 이상의 홈런을 터뜨린 날에는 9승2패(0.818)를 기록했다. 3홈런 이상을 기록한 3경기에서는 모두 이겼다.
최근 2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도 홈런이 힘을 보탰다. 8월31일 롯데전에서는 5-2로 앞서던 5회초, 정의윤이 강영식을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올려 7-2로 달아났다. 여유로운 리드를 잡은 LG는 결국 8-2로 승리했다. 1일 롯데전에서도 0-2로 뒤지던 4회초 정성훈이 유먼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기세를 이어가 3-2 역전승을 따냈다.
오랜 홈런 가뭄을 씻어내자 2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맺혔다. LG는 2연승을 거두기 이전 무려 11경기 동안이나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그 기간 LG는 4승7패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선두 삼성에 승차없이 따라붙을 수 있었던 데에는 홈런의 힘이 컸다.
그렇다고 매번 홈런을 앞세워 승리를 따낼 수는 없는 노릇. 홈런이 많지 않음에도 LG가 지금껏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3루타가 많다. LG는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0개의 3루타를 기록 중이다. 잠실 구장 외야가 넓어 3루타가 나오기 쉽고, LG에 유독 발빠른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점수가 보장되는 홈런만큼은 아니지만 3루타 역시 득점 확률이 높은 안타다.
또한 장타율이 3할9푼3리(5위)로 나쁜 편이 아니고 출루율도 3할6푼(2위)으로 높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수치인 OPS(0.753)와 도루(118개)도 나란히 전체 4위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LG 선수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마운드에서 찾을 수 있다. 팀 평균자책점 1위(3.70)를 달리고 있는 LG 마운드는 피홈런도 가장 적어 1위(60개)를 기록 중이다. 홈런을 못 치면 그만큼 내주지 않는 것. LG는 홈런과 관련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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