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 감독의 거듭된 배려에도 김동섭(성남 일화)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페루와 친선경기를 치렀다.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동섭을 선수 대표로 대동했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 원톱으로 그를 기용하며 굳은 믿음을 보여줬다.
동아시안컵 두 경기에 선발로 나서 무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이 많았던 김동섭은 이번 페루전에 나서는 자세가 남달랐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골을 넣겠다"라며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페루전을 기다렸다. 동아시안컵 종료 뒤 재개된 K리그 클래식에서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골 감각도 좋았다.
홍 감독도 "기자회견에 데려오면 골을 넣는 징크스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며 김동섭에게 격려와 압박을 동시에 가했다.
전반 4분 김동섭에게 슈팅 기회가 왔다. 한 차례 바운드 되기는 했지만 위협적이었다. 이후 김동섭은 문전으로 날아온 공중볼을 헤딩으로 따내면서 동료에게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하지만, 좀처럼 슈팅 기회는 오지 않았다. 페루의 밀집 수비가 김동섭을 에워싸면서 공격 2선의 윤일록(FC서울)-이근호(상주 상무)-조찬호(포항 스틸러스)로부터의 볼 연결이 쉽지 않았다.
34분 김동섭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윤일록이 흘렸다. 김동섭은 재치있게 상대 수비를 등지고 돌아서며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볼은 골문 안으로 향하지 않았다. 슈팅 자체는 힘이 있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결국, 김동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동건(수원 삼성)으로 교체돼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국내파 원톱을 찾으려고 했던 홍 감독의 전략은 결실을 내지 못했다.
MBC 허정무 해설위원은 "(김)동섭이가 너무 서두른다.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다보니 몸 동작이 빠른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SBS ESPN 장지현 해설위원도 "원톱에서 확실한 카드가 없는 것 같다. 공격 2선에 비해 부족하다"라며 "상대에 피지컬적으로 우월한 선수가 필요한 것 같다. 홍명보호의 가장 큰 고민은 최전방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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