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치열했던 중위권 싸움이 서서히 정리되는 분위기다. '도전자' 입장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반격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1일 현재 4위까지의 순위표에는 삼성-LG-넥센-두산이 차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두 삼성은 2위 LG와의 승차를 4경기까지 벌리며 독주 체제를 갖췄고, LG도 3위 넥센에 2경기 차로 앞서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넥센은 4위 두산과 1경기의 승차를 보이고 있다.
이들 4개 팀이 4강권을 형성한 지도 벌써 3주째가 돼 간다. 그 사이 반격을 노리던 롯데와 KIA는 4위와의 승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말았다. 4위 두산과 롯데는 2.5경기, KIA는 4.5경기의 승차를 보이고 있다. 그렇게 격차가 멀지는 않지만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간격도 아니다.
7월 성적이 현재 순위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롯데는 7승11패, KIA는 5승9패의 7월 성적을 받아들었다. 나란히 승수를 4개씩 까먹은 성적이다. 반면 넥센은 8승9패로 그럭저럭 선방했고, 두산은 11승6패의 상승곡선을 그렸다.
롯데는 최근 SK, 두산과의 3연전을 연속해서 1승2패로 마치며 한화와의 후반기 첫 3연전을 싹쓸이한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KIA는 삼성과의 3연전을 스윕 당하는 등 후반기 열린 9경기에서 2승7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두 팀 모두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SK의 상황도 좋지 않다. 4강 경쟁의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신생팀 NC에게 충격의 3연전 스윕을 당하며 4위와의 승차가 7.5경기까지 벌어졌다. 이제 SK는 남은 경기에서 6할 이상의 높은 승률을 올려야 가을잔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격차가 벌어지면 정말 따라잡기 어려워진다. 이제 남은 경기는 팀별로 50경기 이하다. 다음주부터는 2연전 시리즈가 시작된다. 이동이 많아지기 때문에 체력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선수층이 두꺼운 4위 두산에게는 비교적 유리한 조건이다. 더구나 최근 두산은 이재우, 핸킨스의 선발진 합류로 마운드 전체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마운드가 무너진 KIA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웨인 빌로우의 합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옆구리 부상을 당한 양현종도 조만간 복귀할 예정. 두 선발 투수가 가세해 마운드의 높이가 살아나는 시점이 KIA가 반격을 시작하는 때다.
2일부터 롯데는 나흘간의 휴식기에 돌입해 팀을 재정비한다. KIA는 3위 넥센과 3연전을 치른다. 4위 두산과 맞붙는 SK는 승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는다. 긴장감이 사라지기 시작한 중위권 순위싸움에 다시 한 번 불꽃이 일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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