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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더못참', 아내 죽고 철 든 가장의 개과천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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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의 반성과 자녀 사이의 갈등, 홈드라마로 풀어내

[권혜림기자]반성하는 가부장의 이야기를 그린 새 홈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가 JTBC에서 출격한다.

1일 서울 서소문동 호암아트홀에서 JTBC 일일 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이하 더못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더못참'은 황혼을 맞은 부부와 그들의 자녀를 주인공으로 한 가족 드라마다. 평생을 구두쇠로 살아 온 남성 우월주의적 남편 종갑(백일섭 분)에게 기 눌려 살아온 아내 복자(선우용여 분)가 막내딸의 결혼식이 끝난 뒤 이혼 서류를 내밀며 시작된다.

그러나 아내는 이혼을 하기도 전에 이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유령이 된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무덤을 터덜터덜 찾아오는 모습을 본 뒤 생전엔 꿈도 못 꿨던 불 같은 항변을 하게 된다.

별 것 아닌 일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은 물론, 살림까지 사사건건 참견하는 가부장적 남편 종갑의 캐릭터는 극의 초반 시청자들의 원성을 살 법도 하다. '시대가 어느 땐데'라는 볼멘 반응도 예상된다. 그러나 종갑 역을 연기한 백일섭이 "세월이 지나며 후회도 반성도 하는 인물"이라고 예고했듯 '더못참'은 안하무인 가부장적 가장이 아내를 향한 사랑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독특한 것은 그 반성이 아내가 죽은 뒤에야 비로소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간 유령이 중심 인물로 등장했던 드라마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선우용여는 총 120여 편으로 방영 예정인 이 드라마에서 대부분의 분량을 죽은 채로 등장한다. 귀신이 된 아내와 이제 막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며 뼈저린 후회를 하는 남편의 모습이 드라마를 이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선 선우용여가 접시에 담긴 과일 등 음식을 백일섭의 얼굴로 끼얹는 장면이 시선을 끌어모았다. 선우용여는 "(실제로는 그렇게) 한 번도 못했는데 백일섭에게 과일을 뿌리자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며 "백일섭 선생님도 확실히 하라고 하더라. 처음엔 서먹했는데 확 뿌리라니 통쾌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더못참'의 줄거리를 보고 JTBC에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무자식 상팔자' 속 노부부 호식(이순재 분)과 금실(서우림 분)을 떠올리게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호식 역시 아내를 향한 살뜰한 사랑을 거친 말씨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가부장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시 스트레스와 모욕감을 이기지 못한 아내의 가출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는다. 자녀들 역시 금실의 편에 선다. 여기까진 두 드라마의 갈등 구조가 흡사하지만 '더못참'의 경우 부모 부양의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되는 자녀 부부의 이야기 역시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이끄는 갈등축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배우 방은희와 선우재덕, 김성민과 안연홍 등이 부부로 분해 얽히고 설킨 가족사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장남 선호 역을 선우재덕이, 그의 아내 정숙 역을 방은희가 연기한다. 정숙은 시어머니의 이혼 요구를 정당하게 바라보면서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시아버지를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핑계로 이민 준비를 하는 인물이다.

김성민이 연기할 차남 강호는 아버지와 똑 닮은 불같은 성격의 캐릭터이다. 그러나 안연홍이 맡은 역인 아내 영희 역시 만만치 않은 성격파. 영희는 부모가 이혼하면 아버지를 모시자는 남편의 말에 기절초풍한다.

막내딸 선주는 그야말로 예쁜데다 속까지 깊은 집안의 보배다. 중학교 영어 교사로, 동료인 성우(김진우 분)와 결혼한다.

오영실은 부부의 큰 딸 선애를 연기한다. 이혼하고 아이들과 함께 산 지 1년 쯤 된 인물로, '엄마처럼 살지 않는다'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김형일이 선애의 전남편 창수로 분한다. 외도 상대였던 애희(민지영 분)에 푹 빠져 재혼하지만 집안일엔 영 꽝인 애희 대신 선애에게 집안일을 부탁하기도 하는 뻔뻔한 남자다.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김성민은 후배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챙기는 선우용여의 배려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선우용여는 출연진과 스태프들의 식사를 다 챙겨 주신다. 본인은 고기를 아예 안 드시는데 그럼에도 저희 먹으라고 스태프들까지 먹을 수 있는 불고기를 재 온다"고 알렸다.

이어 "그런 따뜻한 마음까지 많이 배우려고 한다"며 "언젠가는 그립고 생각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런 것 아닌가 한다. 일터에 있던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고 그리워지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방은희는 "선우용여가 음식을 바리바리 싸오면 김성민은 우리가 모은 회비로 다른 재료들을 사 온다"며 "그래서 김치에 밥을 볶아먹기도 한다. 촬영 현장 주변에 음식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김성민은 이미 늘 그리워할 만한 연기자가 된 것 같다"고 칭찬했다.

SBS 드라마 '이 남자가 사는 법' '이 여자가 사는 법' '금쪽같은 내 새끼' '밥줘' 등을 집필한 서영명 작가가 극본을 맡고 채널A '판다양과 고슴도치', tvN '21세기 가족' 이민철 PD가 연출을 맡았다. 백일섭·선우용여·오영실·김형일·선우재덕·방은희·김성민·안연홍·이영은·김진우·민지영 등이 출연한다.

오는 2일 저녁 8시10분 스페셜 방송이 방영되며 5일 첫방송 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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