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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아베 총리 비난 "위안부 문제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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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젊은이들 역사 인식 붕괴됐다" 지적

[권혜림기자] 애니메이션계 거장인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일본 정부와 젊은이들의 역사 인식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26일 일본 도쿄도 코가네이시에 위치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뜰리에 '니바리키'에서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영화 '바람이 분다'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출을 맡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뜰리에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새 영화에 대한 질문은 물론 최근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발간되는 소책자 '열풍'을 통해 아베 일본 총리의 헌법 96조 개정을 비판했던 것에 대한 질문 역시 받았다. 해당 글에서 감독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 역시 촉구해 한국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는 "영화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 동아시아 지역은 모두 사이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한국, 일본은 서로 싸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많은 격동이 있는 시기인데 별 것 아닌 문제로 계속 이야기를 해선 안될 것 같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베 정권의 헌법 개정에 반대하고 위안부 문제에 사죄해야 한다고 언급한) '열풍'의 글 때문일 것"이라며 "내가 그 글을 쓴 이후로 인터넷에서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전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있다"고 멋쩍게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감독의 답변 중 '별 것 아닌 문제'라는 표현이 의아함을 자아낼 법했다. 자칫 위안부 문제 등 전후 피해 보상 문제를 경시하는 뉘앙스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야자키 감독은 "내 나라의 총리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아베 총리는 곧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별것 아닌 것'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베의 정책과 주장이 곧 힘을 잃을 것이라는 추측이 더해진 풍자적 표현이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정말 이상해지는 상황"이라며 "돈을 찍어내는 것만으론 안 된다. 매일 열심히 일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아베노믹스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다"며 "열심히 노력하고 충실히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날 그는 일본 젊은이들의 역사 인식 문제 역시 강하게 지적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1989년 일본의 버블이 붕괴됐고 소련도 붕괴됐다. 이후 일본의 역사 인식도 붕괴됐다"며 "무라야마 담화같은 것이 나오는 상황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알렸다.

무라야마 담화는 지난 1995년 일본 무라야마 총리가 태평양 전쟁 당시 식민 지배를 사과한 사건을 가리킨다. 감독은 "일본의 젊은이들이 역사 감각을 잃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며 "역사 감각을 잃으면 그 나라가 망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람이 분다'는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벼랑 위의 포뇨'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전투기 제로센을 설계한 실존 인물 호리코시 지로의 청년 시절을 소재로 그의 꿈과 사랑을 다뤘다. 1920년대 불경기와 가난, 병, 대지진으로 고통받던 일본이 전쟁에 돌입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했다.

전투기 제로센을 발명한 설계자의 삶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바람이 분다'는 전범의 삶을 미화했다는 비판적 반응 역시 얻고 있다. 한 편에서는 극 중 호리코시 지로에게 비행기가 전쟁 도구이기 앞서 꿈의 대상이었다는 점을 들어 시대와 인간의 조우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일본이 태평양전쟁 당시 한국과 중국 등 이웃 국가들에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분명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예전에 청산했어야 한다"며 "(위안부 망언으로 도마에 오른) 하시모토 담화 등으로 또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굴욕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은 한국, 중국에 사죄해야 한다"며 "당시 일본 군부가 일본인을 귀하지 않게 여겼다. 아마 그래서 다른 나라 역시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그에 대해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

경제 성장을 위주로 발전해 온 일본의 근현대사에 대해서도 뼈아픈 반성을 촉구했다. 감독은 "이렇게 역사 이야기를 해 왔어야 하는데 그간 일본은 늘 경제 이야기만 해 왔다"며 "돈을 버는 이야기만 해 왔으니 경제가 좋지 않아지면 전부 잃는 것 같은 상황이 됐다. 영화를 만들어도 흥행 수입이 얼마인지에만, 스포치 경기에선 선수의 상금이 얼마인지, 사람들이 얼마를 버는지에만 관심을 갖지 않나. 그것과 비슷하다고 본다"고 일갈했다.

한편 영화의 줄거리는 비행기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의 삶과 소설가 겸 시인 호리 타츠오의 동명 소설 '바람 분다'의 로맨스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시리즈의 총감독 안노 히데아키가 지로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이후 그와 모든 작품을 함께 한 히사이시 조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바람이 분다'는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일본에서는 지난 20일 개봉해 흥행 중이다. 오는 9월 초 국내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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