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기록은 빨리 깨져야죠."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지난 1995년 K리그에서 8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2000년 김도훈 현 강원FC 코치도 8경기 연속골을 넣으면서 두 사람은 K리그 최다 연속경기 골 기록의 주인공으로 예우받고 있다.
이들을 따라잡기 위한 골잡이들의 도전은 수없이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K리그의 터프하고 빡빡한 수비 속에서 연속경기 골을 넣기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라이언킹' 이동국(34, 전북 현대)이라면 다를 수 있다. 이동국이 그 기록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그는 지난 17라운드까지 6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주중 울산 현대와 FA컵 16강전에서도 한 골을 넣으며 경기수로만 따지면 7경기 연속이지만, 공식 기록은 정규리그만 인정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덥고 습한데다 비가 잦은 장마철이라는 점에서 이동국의 연속골 행진은 대단하다는 평가다. 1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 일화와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포항 황선홍 감독은 "기록은 빨리 깨야 한다. 우리와의 경기도 그렇고 울산전을 보면 이동국이 정말 골을 잘 넣는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 감독은 "내년에 K리그 클래식이 12팀이 된다. 연속골 확률이 더 적어진다. 현재 K리그에서 가장 골을 잘 넣는 공격수는 이동국 외에는 없다"라며 기록 제조기로서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리그에 참가하는 팀 수가 줄어들면 아무래도 전력이 상향 평준화되고 상대 분석이 용이해져 골 넣기는 그만큼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황 감독의 이런 기대감을 알고 있었을까, 이동국은 같은 시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전반 23분 박희도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골망을 흔들며 1-1을 만드는 골을 터뜨렸다. 7경기 연속골이다. 이로써 이동국은 황 감독의 기록에 한 경기 차로 접근했고, 1999년 안정환(당시 부산 대우)이 세운 7경기 연속골과는 타이를 이뤘다.
이제 관심은 이동국이 오는 16일 대전 시티즌과의 19라운드에서 8경기 연속골을 넣느냐다. 큰 문제가 없다면 이동국은 대전전에도 선발로 나서 대기록과 타이기록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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