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간판타자 김태균(31)이 의미있는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무려 85일만에 터져나온 시즌 4호포였다.
김태균은 12일 대구 삼성전서 한화가 0-7로 뒤지던 9회초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쳐냈다. 장원삼의 완봉승을 저지하는 한 방으로, 한화는 김태균의 홈런에 힘입어 영봉패를 면하며 2-7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태균은 극심한 홈런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코칭스태프와 팬들은 물론이고 김태균 본인도 홈런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팀이 패했으나 김태균의 삼성전 홈런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4할 타율에 도전하며 홈런보다는 안타 생산에 초점이 맞춰졌던 지난해에도 김태균은 16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김태균이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20개 안팎의 홈런수는 어렵지 않게 기록할 수 있는 힘있는 타자다. 2008년에는 31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경험도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초반부터 홈런포가 주춤거렸다. 첫 홈런이 터진 시기도 늦다. 한화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지난 4월16일 NC전이다. 김태균은 자신의 마수걸이 홈런을 역전 결승타로 장식하며 팀의 개막 1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4번타자의 존재감이 제대로 빛났다.
이어 김태균은 이틀 뒤 4월18일 NC전에서도 홈런 2개를 몰아치며 본격적인 홈런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김태균의 홈런포는 12일 삼성전까지 무려 84일 동안이나 침묵을 지켰다. 4번타자의 장타가 실종되자 팀 승률도 좋을 리가 없었다.
김태균은 시즌 4호 홈런과 함께 2루타까지 보태며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6월 한 달 동안 2루타 2개가 고작이었던 김태균의 장타가 이제서야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김태균은 11일 두산전에서도 2루타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서서히 타격감을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김태균이 살아나면서 중심타선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김태균이 침묵하는 사이 최진행이 중심타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최진행은 6월에만 홈런 4개를 터뜨리는 등 올 시즌 8개의 홈런으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 중이다. 시즌 타율도 2할9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최진행도 4월까지는 타율 2할1푼3리에 그치며 부진했다. 김태균의 방망이가 가장 뜨거웠던 시기다. 반대로 최진행의 방망이가 살아나자 김태균이 부진에 빠졌다. 그렇게 김태균과 최진행은 올 시즌 타격 사이클에서 엇박자를 냈다. 하지만 이제 두 선수 모두 타격감이 궤도에 올랐다.
올 시즌 한화의 분위기가 그나마 가장 좋았던 때는 13연패에서 벗어난 뒤 NC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을 때다. 김태균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그만큼 중심타자는 팀 분위기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랜만의 홈런으로 부활의 계기를 찾은 김태균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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