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은 지난 시즌 후반기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대수비로 나와 여러 차례 호송구로 어시스트(보살)를 기록했다. 그래서 팬들로부터 '문보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문우람은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그 별명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팬들이 자신을 기억해주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깔끔한 수비에 빠른 발, 거기에 정확한 타격까지 갖춘 문우람은 넥센이 자랑하는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장기영, 이택근, 유한준 등 주전 외야수 외에도 베테랑 정수성, 송지만 등이 버티고 있는 넥센 외야에 문우람이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없었다.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고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회는 찾아오는 법. 문우람은 지난 22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됐고 당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출전했다. 잘 해야 대수비나 대주자 정도로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팀 테이블세터진에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서건창이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상으로 빠진 것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서건창이 빠진 테이블세터 자리에 문우람을 기용했다. 그 카드는 30일 현재까지는 성공이다. 문우람은 25일 목동 SK전을 제외하고 29일 대전 한화전까지 매 경기 안타를 뽑아냈다. 특히 한화전에선 2번타자로 나와 5타수 3안타를 쳤다. 톱타자로 기용된 장기영도 멀티히트를 기록, 넥센 테이블세터진은 5안타를 합작했다. 넥센이 6-5로 승리하는데는 이들의 활약이 컸다.
문우람은 "출전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최근 타격감은 정말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욕은 피해야 한다. 그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타구를 가볍게 날린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출루를 해 기회를 만들거나 앞선 주자가 있으면 한 베이스를 더 보내는 타격을 하는 게 문우람이 맡은 역할이다. 그도 "강정호, 박병호, 이택근 선배가 큰 타구를 치기 때문에 나는 나대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넥센의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가 서건창이었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내야수 김민성이 예상치 않은 부상을 당하자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 성실한 플레이로 자리를 잡은 그는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올 시즌 문우람도 지난해 서건창과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문우람은 1군 합류 후 23타수 9안타 타율 3할9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염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남아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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