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집중을 하고 있으면 좋은 수비가 나오게 마련이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평소 수비에 대한 지론을 한 가지 갖고 있다. 바로 경기 매 상황에 대한 집중력이다.
염 감독의 얘기처럼 넥센 선수들은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팀 승리에 발판이 된 수비를 잇따라 보여줬다. 좌익수와 중견수로 나온 장기영과 이택근이 그 주인공이다.
상황은 2-5로 뒤지던 한화가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7회말에 일어났다. 한화는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온 추승우가 좌전 적시타를 쳤다. 3루 주자 이대수가 홈을 밟았다. 이 때 2루에 대주자로 나왔던 송주호가 오버런을 했다. 상대가 보인 허점을 놓치지 않은 장기영은 망설이지 않고 3루로 송구했고 결국 송주호를 태그아웃 시켰다.
한화는 이후 2점을 따라붙어 동점을 만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때 송주호의 태그아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장기영은 7회말 한 번 더 보살을 기록했다. 5-5 동점이 된 다음 계속된 2사 2루에서 김태완의 좌전 안타가 터졌고 2루 주자 고동진은 홈으로 내달렸다. 그가 득점에 성공했다면 한화는 7회말에만 대거 4점을 올리고 역전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영이 정확한 홈송구로 고동진을 잡아냈고 공수 교대가 됐다.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넥센은 이어진 8회초 공격에서 서동욱의 솔로포가 터져나오며 치열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장기영의 거듭된 호송구가 이끌어낸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회말에는 장기영의 두 차례 호수비 외에 이택근의 멋진 다이빙 캐치도 대량 실점을 막는데 큰 도움을 줬다.
한화가 3-5로 추격한 가운데 1사 1, 2루에서 이학준이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로 떨어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를 중견수 이택근이 끝까지 쫓아가 몸을 날려 잡아냈다. 만약 그 타구가 뒤로 빠졌다면 한화는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면서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결국 7회말 나온 세 차례 호수비가 넥센이 승리로 향하는데 징검돌 역할을 한 셈이다.
장기영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역전 주자였기 때문에 꼭 잡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홈 송구를 했다"며 "운도 많이 따랐지만 점수를 내주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역전 위기를 넘긴 순간을 돌아봤다.
장기영은 지난 4월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도 인상 깊은 수비 두 개를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당시 3회초 선두타자 오지환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점프하며 잡아냈고, 7회초 이천웅의 좌익수 뜬공을 잡아 태그업해 홈을 노리던 3루주자 정주현을 아웃시켰다. 넥센은 이 경기에서 4-3 역전승을 거뒀는데 장기영의 호수비가 발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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