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에 새롭게 등장한 키워드가 있다. 바로 휴식일이다. 막내구단 NC 다이노스가 1군에 합류하면서 9개 구단 체제가 돼 한 팀씩 돌아가면서 3연전을 쉬게 됐다.
각 팀들은 3연전 일정이 없으면 주중과 주말에 걸쳐 4일 휴식을 갖는다. 따라서 사령탑들은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한다. 마냥 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하루만 쉬고 나머지 3일 동안 경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감독들은 모두 "잘 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넥센 히어로즈는 휴식일을 잘 이용한 팀으로 꼽힌다. 11일 현재 4일 휴식일을 마친 뒤 치른 경기의 성적은 5승 1패로 좋다. 공교롭게도 넥센과 함께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도 두 차례의 휴식기 후 5승 무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정해진 휴식일 외에도 날씨 때문에 쉴 기회가 종종 찾아온다.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넥센과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는 우천취소됐다.
넥센은 롯데를 만나기 전 상대한 KIA 타이거즈와 3연전에서 1승후 2연패로 밀려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여기에 베테랑 김민우의 음주관련 사고까지 터져 팀 분위기가 더 뒤숭숭해졌다. 이런 가운데 11일 경기 취소는 넥센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넥센 선수단은 하루 전날인 10일 부산에 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1일 경기가 우천취소 결정이 된 후 "다시 한 번 팀이 뭉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처진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우천취소가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넥센 선수들은 이날 구장에 도착한 뒤 덕아웃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젊은 선수들 중 몇몇은 흥겹게 몸을 흔들기도 했다. 1위팀이라서 갖는 여유는 아니었다. 선수들 스스로 무거워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보인 행동이었다.
반면 롯데에겐 어쩌면 비로 취소된 이날 경기가 아쉬울 수 있다. 9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분위기를 상승세로 이어가는데 제동이 걸린 셈. 롯데는 공교롭게도 4일 휴식일을 끝낸 뒤 치른 경기 성적도 넥센과 정반대다. 현재까지 1승 1무 4패를 기록하면서 LG와 두산 베어스(이상 1승 4패)와 함께 휴식 효과를 못누린 팀으로 꼽힌다.
우천취소 후 다음날 경기 성적만 따로 살펴봐도 롯데는 즐겁지가 않다. 반면 넥센은 오히려 비가 반갑다. 11일 경기를 제외하고 롯데는 그동안 우천취소 경기가 네 번 있었고 넥센은 롯데와 견줘 한 차례 더 많은 5경기를 비 때문에 쉬었다.
이 때 성적만 놓고보면 비는 넥센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롯데가 우천취소 다음날 경기에서 1승 3패를 거둔 반면 넥센은 4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넥센은 '우천휴식' 효과를 제대로 본 셈이다. 부산에 내리던 비는 12일 오전 그쳤다. 갠 하늘처럼 두 팀 중 누가 웃게 될지 12일 경기결과에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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