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은 딱 김정민 코치님이었다."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내야수 문선재에 대해 한 이야기다.
봉중근은 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라커룸에서 지난 2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거둔 대역전극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LG는 0-4로 뒤지던 9회초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초 결승점을 뽑아 5-4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광주대첩'이라고 이름이 붙을 정도로 LG 입장에서는 짜릿함을 느꼈던 경기다. 그 여운은 이틀이 지난 잠실구장까지 계속됐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봉중근과 문선재. 문선재는 포수 경험이 전무함에도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고, 봉중근은 그런 문선재와 호흡을 맞추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봉중근은 "(문)선재가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기 때문에 몸쪽으로 던지거나 하는 사인은 내지 않았다"며 "무조건 내가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만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봉중근은 "포수가 선재라는 생각도 안하려고 했다"며 "앉아 있는 모습은 안경 쓴 것까지 딱 김정민 코치님이었다"고 말했다. 겉모습이 김정민 2군 배터리 코치와 닮았다는 이야기였지만 그 안에서 든든함을 느꼈다는 뜻도 내포돼 있었다.
이들 배터리에게는 위기도 있었다. 10회말 2사 후 나지완과 이범호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것. 그러나 문선재는 예상보다 침착하고 노련했다. 봉중근은 "그 때 선재가 마운드에 올라 '제가 잘 잡을테니 자신있게 던지세요'라고 하더라"며 "그 얘기가 참 고마웠다"고 전했다.
결국 봉중근은 윤완주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승리의 원동력은 김정민 코치와 같은 모습으로 든든히 안방을 지킨 문선재와 그를 믿고 위기를 극복한 봉중근, 두 명의 선수의 호흡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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