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투수 김병현은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병현은 이날 5.1이닝을 던지며 26타자를 상대로 111구를 던졌다. 5안타 6사사구를 내주면서도 3실점으로 버틴 김병현은 팀의 8-4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째(1패)를 올렸다.
팀도 이기고 승리투수도 됐지만 좋은 피칭 내용은 아니었다. 특히 앞서 등판한 3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던진 것과 견줘 이닝 수가 줄어든 것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음날인 23일 라커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병현은 "오래 쉬었더니 컨디션이 썩 좋진 않았다"고 당시 몸 상태를 설명했다.
김병현은 지난 11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나온 뒤 두산을 상대로 오랜만에 공을 던졌다. 열하루 만의 등판이었다. 팀의 휴식기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이 뒤로 밀리며 쉬는 기간이 길어졌다.
김병현은 "중간에 퓨처스(2군)리그에서 공을 던진 뒤 선발로 나온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안 그랬다"며 "몸상태가 좋아서 건너 뛰었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고 껄껄 웃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피칭 과정에서 한 가지 변화를 줬다. 이강철 수석코치의 조언에 따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투구판을 밟는 발 위치를 조정했다. 김병현과 같은 옆구리 투수들은 투구판에서 보통 3루쪽 끝을 밟고 던진다. 우완 오버스로 투수들도 비슷하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다. 우타자들은 투구판 3루쪽을 밟고 던지는 잠수함 투수의 공을 볼 때 몸쪽을 향해 날아드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김병현은 1루쪽으로 투구판 밟는 자리를 옮겼다.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한 시도였다. 여기에 골반 부상도 이유가 됐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다친 곳"이라며 "투구를 하면 통증이 조금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구판 위치를 조정하고 시즌 준비를 한 김병현은 좋은 출발을 했다. 올 시즌 초반 등판한 4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우타자를 상대로 구사하는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더 크게 흘러나가 효과를 봤다.
그러나 김병현은 최근 다시 투구판 밟는 위치를 3루쪽으로 변경했다.
그는 "통증이 사라져서 그랬다"며 "아무래도 예전에 익숙한 폼과 자리에서 던지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코치님도 '그렇게 하는게 더 낫겠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김병현은 지난 4월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부터 다시 3루쪽으로 발 위치를 옮겼다. 그 경기에서는 승수를 챙기지 못했지만 7이닝을 소화했고 92구를 던지는 효과적인 투구내용을 보였다. 그리고 이어 두 차례 등판에선 각각 7이닝, 8이닝씩 던졌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부터 마무리나 불펜투수로 나온 적이 많아서 그런지 아직도 선발투수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웃었다. 그는 "투구수와 이닝은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 하지만 아무래도 선발로 나오면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낫지 않겠냐"며 "그래야 뒤이어 나오는 투수들이 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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