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마운드 보직을 파괴하는 강수를 둔 한화 이글스가 NC 다이노스를 꺾고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선발 이브랜드가 2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유창식, 김혁민 등 다른 선발 투수들을 쏟아부으며 실점을 막아낸 끝에 거둔 승리였다. 2승13패를 기록한 한화는 8위 NC와의 승차를 2경기로 좁히며 탈꼴찌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도 한화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초 선발 선발 이브랜드가 볼넷과 안타를 하나 씩 내주며 선취점을 빼앗긴 것. 1회말 이대수와 김태완의 연속 안타로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브랜드는 2회초에도 노진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1-3의 리드를 빼앗겼다.
그러나 전날 거둔 감격적 첫 승을 계기로 뒷심이 붙은 한화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2회말 정현석과 한상훈의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이대수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5회말에는 이대수가 중앙 담장을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터뜨린 뒤 오선진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6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1사 후 정현석이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출루한 것이 시작. 정범모의 우전안타와 한상훈의 내야 땅볼로 2사 1,3루가 됐고 이민호의 폭투로 3루 주자 정현석이 홈을 밟았다.
리드를 잡은 한화는 마운드 물량공세를 펼쳤다. 평범한 물량이 아니었다. 선발 요원들이 연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7회초 시작부터 유창식이 등판해 조영훈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혁민이 마운드를 이어 받아 이호준과 권희동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뺏어내 이닝을 마쳤다.
경기 전 김응용 감독은 "우리는 보직에 맞춰 투수들을 기용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선발 보직이 정해진 것은 바티스타와 이브랜드 뿐"이라고 말했다. 경기에서 보여줄 마운드 보직 파괴에 대한 암시었던 셈이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한화의 선발 요원들이다. 유창식은 13일, 김혁민은 14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각각 4일, 3일만에 다시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마운드의 총체적 난국을 경험하고 있는 한화는 보직에 맞춰 선수들을 등판시킬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혁민은 7회부터 9회 2사까지 실점없이 막아냈고, 9회 2사1루에선 송창식이 등판해 경기를 매조지했다. 특히 전날 3.1이닝 무실점한 송창식은 이틀 연속 등판하는 강행군에도 마지막 타자 조영훈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틀 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3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안승민이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자신의 올 시즌 첫 승.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안승민 역시 잠재적인 한화의 선발 요원이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안승민은 앞으로 선발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한화는 선발 요원만 4명을 투입해 승리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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