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혜림기자]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장편 신작 '홀리 모터스'가 재심의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 13일 '홀리 모터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판정받았지만 영화 수입사 오드(AUD)는 영등위에서 문제 삼은 해당 장면을 블러 처리해 재심의를 신청했다. 그 결과 '홀리 모터스'는 지난 20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게 됐다.
영화의 제한상영가 결정은 사실상 국내 관객들을 만날 통로가 차단됐음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제한상영가 영화를 전용으로 상영하는 극장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 수입사 역시 이러한 이유로 원작자와 상의 후 제한 상영가 결정의 이유였던 성기 노출 장면을 약 1분38초 블러 처리하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
'홀리 모터스'는 국내에 선보이기 전부터 이미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폭풍같은 찬사를 얻었던 영화다. 명장 레오스 카락스가 13년 만에 내놓은 장편 신작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칸영화제 젊은 영화상 수상을 시작으로,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총 2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1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같은 해 카이에 뒤 시네마를 비롯한 뉴요커, 뉴욕타임즈, 가디언, 인디와이어 등 40여개 매체 '올해의 영화 톱1&톱10'에 선정되는 등 전세계 씨네필들에게 환영 받으며 그 작품성을 분명하게 입증받았다.
수입사 측은"수입사의 입장을 떠나, 한 명의 관객으로서 단언컨데 '홀리 모터스'는 배우란, 연기란, 영화란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인생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그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홀리 모터스'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13년만의 장편 신작으로 감독이 피를 성토하며 만든 영화"라고 알렸다.
이어 "모든 영화에 가치와 존재의 이유가 있지만, 특히나 '홀리 모터스'는 단순히 성기 노출 장면 하나만으로 외설적이고 자극적인 작품으로 치부될 작품이 아닌, 아마도 현대 영화사에서 오랫동안 기억되고 우리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야기할 작품임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수입사는 "영등위가 문제 삼은 장면은, 하루 동안 아홉 번의 인생을 연기하는 주인공의 역할 중 하나인 '광인'(봉준호, 레오스 카락스, 미셸 공드리의 2008년도 옴니버스 영화 '도쿄!'의 '광인' 캐릭터와도 이어지는)은 특히 인간 본연의 야수성과 동물성을 가장 잘 표현한 캐릭터로서 문제의 장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영화적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부디 앞으로는 단순히 노출한 장면만을 보지 마시고, 전체적인 영화적 맥락에서 평가를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또한 "'홀리 모터스'처럼 희망등급을 청소년관람불가로 신청한 영화를 전체관람가 관객의 눈으로 보지 마시고, 해당 등급에 맞는 관객의 시선에서 심사에 임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한상영관이 없는 국내 현실에서도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제한상영가 등급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수입사는 "이제 '홀리 모터스'는 1분 38초 가량 블러 처리된 편집본으로나마 관객들이 영화적 아름다움을 느끼고, 다양한 영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깊은 의미를 두고자 한다"며 "다만 '홀리 모터스'의 가장 큰 매력인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살려 상영하지 못하는 아픔을 동시에 전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드니 라방·에바 멘데스·카일리 미노그·에디뜨 스꼽이 출연하는 '홀리 모터스'는 오는 4월4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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