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신작 '베를린'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첫 공개 후 숱한 추측을 낳은 영화의 엔딩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22일 서울 압구정에서 열린 '베를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류승완 감독은 마치 속편을 예고하는듯한 '베를린'의 엔딩에 대해 "원래 그런(뇌리에 깊이 남을만한) 엔딩을 좋아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날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영화가 첫 공개된 뒤 속편 계획에 대해 무수한 관심이 쏟아진 것에는 '베를린' 마지막 장면의 영향이 컸다. 주인공의 또 다른 행선지를 예고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 곳에서 다시 펼쳐질 사건들을 상상하게 하며 영화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멀티플렉스 극장은 '들어갈 땐 극장, 나올 땐 쇼핑몰'이지 않냐. 그러다 보면 그날 본 영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기억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를 이렇게 끝내면 쇼핑몰을 지나면서도 '베를린'을 잊지 않을 것 같았다"며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하정우가 고맙게도 '베를린' 속편을 만들 계획이면 출연하겠다고 하더라"며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알렸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관객이 기대하는 '류승완표 영화'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연출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아라한 장풍 대작전' '다찌마와 리' '주먹이 운다' 등이 모두 다른 색깔을 가진 영화들임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류승범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뒤에 '주먹이 운다'에 출연했는데, 전작을 본 관객들은 '주먹이 운다'의 또 다른 색깔을 보고 기대와 다르다고 생각하더라"며 "관객들이 머릿속에 뭔가를 그리고 극장에 오는 것은 (감독으로서)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머릿속에 각자 다른 '류승완표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온 관객들은 감독의 신작을 보고도 천차만별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류승완 감독은 "그래서 '류승완 감독'이라는 이름 안에 영화를 가두는 것이 싫다"고 고백했다.
한편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이 생존을 건 초유의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등 충무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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