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등번호가 정해졌다. 선수들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대표팀 유니폼은 오는 15일 열리는 출정식 행사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다.
28명의 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자신의 소속팀에서 달고 있는 등번호를 배정받았다.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등번호는 선수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때문에 어느 팀에서든 자신을 상징하는 등번호를 바꾸고 싶어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다른 번호를 달고 뛰어야 하는 상황도 있다. 대표팀의 경우 선수들간 등번호가 겹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7명의 선수가 소속팀에서와는 다른 번호를 등에 새기게 됐다. 선배에게 양보한 선수가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먼저 장원삼(30)은 삼성에서 달던 13번 대신 48번을 달게 됐다. 마찬가지로 두산에서 13번을 사용 중인 손시헌(33)에게 양보했기 때문이다. 노경은(29)은 두산에서 사용하던 38번을 정대현(35, 롯데)에게 내주고 자신은 투수들이 선호하는 18번을 달았다. 롯데에서 8번을 사용하는 전준우(27) 역시 선배인 정근우(31, SK)에게 번호를 양보하고 자신은 8에 1을 더한 숫자인 9번을 달았다.
윤석민(27)도 KIA에서 달던 21번이 아닌 다른 번호를 선택했다. 21번은 선배인 '끝판대장' 오승환(31)이 단다. 오승환은 삼성에서도 21번을 달고 있다. 윤석민이 이번 대표팀에서 배정받은 번호는 28번.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제2회 WBC에서도 28번을 달고 좋은 활약을 펼쳤던 윤석민은 흔쾌히 21번을 오승환에게 넘겨줬다.
윤석민이 28번을 선택하면서 생소한 번호를 달게 된 선수도 있다.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한 장원준(28, 경찰청)이다. 장원준은 롯데 시절에 이어 경찰청에서도 28번을 쓰고 있지만 이번 대표팀에서는 57번을 달고 뛴다. 늦은 합류가 등번호 선택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SK 박희수(30)는 후배인 롯데 강민호(28)에게 번호를 내줬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는 47번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에서는 박희수가 11번을, 강민호가 47번을 달기로 했다. 첫 대표팀 참가인 박희수가 대표팀 터줏대감 강민호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26, 넥센)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다. 선수가 아닌 코치에게 등번호를 양보했다. 넥센에서 강정호의 등번호는 16번. 이번 대표팀에서는 박정태(44) 코치가 16번의 주인이 됐다. 16번은 현역 시절 박 코치의 상징이었지만, 지난해까지 박 코치는 롯데에서 78번을 달고 있었다. 강정호는 16번 대신 5번을 골랐다.
이밖에 이대호(오릭스)의 등번호도 눈길을 끈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 줄곧 사용하던 10번이 비어 있었지만 지난해 오릭스에서 처음 달았던 25번을 선택했다. 25번은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의 이름(오분이)에 '2'와 '5'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고른 번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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