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김진욱 두산 감독은 올 시즌 화끈한 공격야구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야구는 점수가 나야 승리하는 게임이므로 득점력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지상명제라는 것이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난 시즌 바닥권으로 추락한 두산의 각종 공격지표가 1년 만에 월등히 반등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두산은 지난 시즌 타격 거의 전 부문에서 하위권에 처졌다. 팀홈런(59개)과 팀득점 부문 6위(524점)에 그쳤다. 2000년대 두산을 상징하는 수식어인 '발야구'도 위상을 크게 잃었다. 도루도 116개로 6위에 머물렀다.
김 감독은 '반전의 자신감'에 대한 몇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중심타선 강화다. "(홍)성흔이가 합류하면서 타선이 묵직해졌다. 중심타선에서 지난해에 비해 더 활발한 공격력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김)동주마저 자기 역할을 해주면 더할 나위 없다"고 기대했다.
또 하나는 치열해진 포지션 경쟁이다. 특히 1루와 3루, 지명타자 자리는 쉽게 주전을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김 감독은 "포지션별 상시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지명타자와 1루, 3루에 백업 선수가 충분하다"며 "선수들의 마음 자세도 무척 달라졌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훈련을 하는 분위기다. 지난 해에도 알아서 훈련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올해만큼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 한 점을 중시하는 '작은 야구'에 천착한 결과 팀 전체의 공격 성향이 소극적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평가도 받았다. 선수들이 타순에 맞는 '역할(role)'에 집중하다보니 자신감 있는 스윙이 실종됐다는 지적이었다.
여기에는 숨겨진 요인도 있었다. 지난 시즌 초반 득점력 강화를 위해 이토 쓰토무 전 수석코치(현 지바롯데 감독)에게 타격 코치를 겸임케 했지만 이토 코치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면서 결과적으로 팀 전체의 공격 철학이 헝클어지는 결과를 빚었다.
지난 해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두산이 꺼내든 또 하나의 카드는 코칭스태프 재편이다. 기존 송재박, 장원진 타격 코치에 새롭게 황병일 전 KIA 코치를 수석코치로 임명했다. 황 코치는 KIA 수석코치 시절에 무명의 김상현을 홈런타자로 키워낸 바 있다. 선수를 평가하는 안목이 무척 뛰어나다. 타격 이론의 대가인 기존 송 코치와 함께 두산의 공격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화끈한 공격 야구를 지향하는 올 시즌에도 이같은 철학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한 점을 중시하는 야구와 '짜내서 지키는' 야구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10-9로 이기나 1-0으로 이기나 마찬가지다. 같은 1점이라도 마지막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점수에 주목하는 게 한 점 야구"라며 "사실 지난 해에도 타석의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올해에는 더 적극적이고 활발한 공격야구로 두산의 정체성인 '허슬두'의 모습을 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