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박찬욱 감독, 전지현 연기 보고 문자로 '깜놀'"

[권혜림기자] 류승완 감독이 영화 '베를린'을 통해 배우 전지현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베를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류승완 감독은 "촬영 중 비밀리에 스태프들에게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외롭게 만들라'는 지령을 내렸었다"며 "이 이야기는 오늘 처음 하는 것"이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류승완은 "본인의 그늘진 자연스러운 상태가 찍히길 원했다"며 "악독한 방법이기는 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이 편집본을 보시고 '전지현 깜놀(깜짝 놀랐다)'이라는 문자를 보냈다"며 "(전지현을 외롭게 만든 것은) 좀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지현이라는 배우가 우리 영화에 함께한 것은 잘 한 것 같다"고 호평했다.

전지현이 연기한 인물은 통역관 연정희로, 비밀 요원 표종성(하정우 분)의 아내이자 베를린의 북한 대사관에서 통역관으로 일하는 인물. 동명수(류승범 분)에 의해 믿었던 남편마저 흔들리기 시작하자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는 연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사건의 키를 쥔 인물이 되면서 극의 몰입도를 더할 예정이다.

류승완 감독의 이야기를 들은 전지현은 "정말 외롭고 힘들었다"며 "(감독이 그런 생각이었음을) 알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류승완 감독의 색깔을 제가 잘 입은 것 같고, 그런 점들을 감사드리고 있다"며 "배우로서 감독님과 작업한 느낌은, 다른 느낌으로 새롭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색다른 감독과 작업하며 작업하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전지현은 "성격이 밝고 편안한 것을 좋아해 현장에서 다운돼 있는 적이 거의 없다"면서도 "'베를린' 현장에서는 스스로도 잘 눌렀다"고 촬영 당시를 회고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미션을 그린다.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 네 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액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류승완 감독의 연출력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오는 3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