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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 "'메이퀸' 하길 잘했다, 연기가 즐거워졌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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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기자] 분명 악역인데 끌린다. 차가운 카리스마에 서늘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정심과 안타까운 마음마저 생긴다. '메이퀸' 재희의 호연으로 창희 캐릭터가 빛을 발했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이 26.4%라는 높은 시청률 속에서 막을 내렸다. 일부 시청자들에게 '막장'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메이퀸'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배우들의 호연이 드라마를 살렸고, 재희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200% 해냈다.

드라마 종영 후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재희는 "'메이퀸' 덕분에 연기하는 재미를 다시 느끼게 됐다"며 "시청률이 잘 나와서 행복하지만 창희 역할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재희에게 '메이퀸'은 특별한 작품이다. 군 제대 후 채널A 드라마 '컬러 오브 우먼'을 통해 연예계 복귀했지만, 지상파 출연은 4년 만이다.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아로새겼고, 스스로도 연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재희는 "오랜만에 지상파서 복귀하는 거라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다. 대중 앞에 또 한 번 평가를 받는건데, 군대라는 공백기도 있었다"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했고, 좋게 평가를 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실 재희가 맡은 창희 캐릭터는 쉬운 인물이 아니다.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버렸고, 슬픔을 억누르면서 차근차근 복수를 해나간다. 불쌍한 악인이다. 설득력을 부여해야 했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야 했다.

재희는 "창희 역할 자체가 쉬운 역할이 아니라 힘들었다. 생각을 많이 하는 캐릭터라 초반에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창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힘들었다. 웃어야 되는데 얼마나 웃어야 할지, 또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울어야 한다든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제어를 하는 부분은 힘들었다. 그러면서도 순간 순간을 느낄 수 있는 연기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메이퀸'은 막장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재희는 "전혀 신경을 안 썼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재희는 "90명이 재미있게 봤지만 10명이 불만을 이야기 하면, 그 불만이 더 크게 들릴 수 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불편하고 자극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새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재희는 초반 사랑하는 여자 한지혜와 어쩔 수 없이 이별하면서 시청자들을 절절하게 했지만 후반에는 복수를 위해 결혼한 장인화(손은서 분)의 진심을 외면하면서 미움을 사기도 했다.

재희는 이에 대해 "손은서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캐릭터나 극에 대한 이해가 일치했다. 연기하면서 편했고 잘 맞았다. 농담으로 '창희는 왜 이렇게 나쁘냐'고 이야기 한 적도 있다. 역할적으로는 미안한데 개인적으로는 예쁜 동생이다"고 웃었다.

재희가 '메이퀸'을 통해 가장 얻은 큰 수확은 시청률이 아닌, 연기의 재미였다.

"연기라는 것이 반사적으로 될 만큼 익숙해져 있었어요. 마치 기자들이 타자 치는 것처럼요. '그동안 연기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에 공부를 많이 했고, 창희는 연기하는 것에 다시 재미를 주게 된 캐릭터예요. 제 자신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자극제 역할도 됐고. 시청률이 안 좋았다고 하더라도 이번 작품을 참 잘했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1996년 특별기획 드라마 '산'을 통해 데뷔한 재희는 미니시리즈 '쾌걸춘향' '마녀유희',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 등 다수의 작품의 출연해왔다. 지금까지도 영화 '빈집'을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말하는 재희에게 '메이퀸'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 남을까.

"저도 모르게 나태해질 수 있었는데 그런 나를 다시 잡아준 작품이다"고 답한 재희는 "'메이퀸'을 하고 나니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들어온다. 저에 대해 걱정했던 부분 '녹슬진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재희는 "내년에도 연기를 하면서 재미를 느낄 작품을 하고 싶다"며 2013년을 기대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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