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글로벌 시대에 요즘 누가 이래. 한국밖에 없다고."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 김응용(71) 감독이 10구단 시대를 앞두고 있는 한국 야구계의 현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기탄없이 드러냈다.
김 감독은 16일 한화의 마무리캠프가 열리고 있는 서산 2군 훈련장에서 한국야구의 선수수급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으로 10구단 시대가 열릴 경우 각 구단이 선수를 수급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시작은 최근 뜨거운 이슈인 FA선수의 영입에 관한 이야기였다. 최근 한국 야구계에서 선수들의 몸값이 많이 올랐다는 지적과 함께 김 감독은 "선수가 모자란다. 10구단이 생기면 더할 것"이라며 "고등학교팀 60개에 10구단이 말이 되느냐"고 쓴소리를 날렸다.
현재 한국의 고교야구팀은 지난 10월 소래고등학교의 창단으로 54개가 됐다. 정확히는 60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10구단 체제에 접어들 경우 단순 계산상으론 1개 프로팀이 불과 5~6개의 고교에서 선수를 수급해야 하는 실정이 되는 셈이다.
김 감독은 "글로벌 시대에 한국처럼 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며 "메이저리그처럼 다 풀어야 된다"고 말했다. '풀어야 한다'는 것은 외국인 선수 숫자를 비롯한 각종 규제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팀당 2명씩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보유 숫자에 제한이 없는 일본과는 다른 점이다. 일본의 경우 값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뒤 육성을 통해 팀 전력을 끌어올린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은 아예 각국에서 온 선수들이 모여 리그를 이끌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아시아쿼터제고 뭐고 다 풀어야 된다"며 다시 한 번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시아쿼터제는 일본, 대만 등 아시아지역 국가의 선수는 보유 숫자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곧 다가올 10구단 체제에 발맞춰 선수수급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화도 선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김 감독이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FA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아직 원 소속팀과 계약이 끝나지 않은 FA선수들의 거취를 취재진에게 물으며 영입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응용 감독은 8년만에 지도자로서 프로야구 현장에 복귀했다. 8년의 시간 동안 한국 프로야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오랜만의 복귀로 누구보다 그 변화를 피부로 느꼈을 김 감독이다. 한국 야구계의 큰어른인 김 감독의 발언이 향후 어떤 파장을 몰고 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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