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홍성흔(롯데)에게 올 겨울이 중요하다. 지난 199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2009년 롯데로 이적한 그는 모범적인 FA 이적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 홍성흔이 이제 두 번째 선택을 하게 됐다.
홍성흔은 SK 와이번스와 치른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이번에 함께 FA 자격을 얻은 팀 동료 김주찬, 강영식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시아시리즈 2012'에서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함께 뛰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김주찬은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출전이 어렵다. 강영식은 왼쪽 어깨 통증 때문에 아시아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 결국 세 명의 롯데 FA 중 홍성흔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 이어 아시아시리즈에서도 변함 없이 그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홍성흔은 8일 첫 경기 퍼스 히트(호주)전을 앞두고 타격훈련을 마친 뒤 덕아웃에 왔다. 그는 "역시 이승엽이 배울 점이 많은 대단한 선수"라고 했다. 이유는 이렇다. 홍성흔은 "같이 일본에서 뛰진 않았지만 요미우리와 오릭스에서 이승엽이 좋지 않았을 때를 보면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져 있었다"면서 "그런데 올 시즌 한국에 돌아온 뒤 스윙을 하는 걸 보니까 본인이 타격 포인트를 어디에 둘 지 잘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얘기했다.
홍성흔은 "파워와 컨택, 둘을 모두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승엽의 올 시즌 성적을 보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126경기에 나와 타율 3할7리 21홈런 85타점을 기록했다.
홍성흔은 올 시즌 타격시 파워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6홈런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15홈런으로 숫자가 늘어났다. 그러나 롯데 입단 이후 처음으로 타율은 3할 아래로 떨어졌다. 홍성흔은 "시즌 초반과 견줘 중반부터는 자신감 있게 배트를 휘두르자고 마음먹었다"며 "그 덕에 홈런 숫자는 늘어났지만 대신 타율을 까먹었다"고 했다.
이대호(오릭스)가 빠진 롯데 타선에서 홍성흔은 중심타자 구실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다. 그는 "내년 시즌에는 쉽지 않겠지만 두 부분 다 신경을 써보겠다"고 했다. 그는 FA 자격을 다시 얻었지만 자신의 첫 번째 선택지는 무조건 롯데라고 강조했다.
홍성흔은 8일 열린 퍼스 히트와 첫 경기에서 지명타자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안타는 하나밖에 없었지만 그 1안타가 1회 기선을 제압하는 1타점 2루타로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6-1로 승리했다.
한편 홍성흔은 "첫 번째 FA가 됐을 때 롯데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며 "당시 주변에서 나에 대해 '반쪽 선수'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수비가 안되고 공격력도 특급이 아닌 그저그런 선수라는 말도 들어봤다. 그러나 롯데는 나를 정말 원했었다. 선수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는 게 당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팀에서 개인성적에 부담을 갖지 말고 편하게 뛰라고 했다"며 "조성환과 함께 선수단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구심점이 돼달라고 했다. 그 부분이 나와 잘 맞았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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