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삼성의 고민, '4번타자' 박석민의 부진

[정명의기자] 일방적으로 시리즈를 끝내 우승을 차지할 것만 같았던 삼성 라이온즈가 SK 와이번스에게 일격을 당했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며 대량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1패 이상의 타격을 입었다.

삼성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12로 패하며 2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다. 권혁이 1이닝 2실점, 안지만이 1이닝 4실점 하는 등 철벽을 자랑하던 불펜이 무너진 것이 주요 패인이었다.

또 하나 삼성 류중일 감독을 고민스럽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4번타자' 박석민의 계속되는 부진이다. 한국시리즈 내내 삼성의 4번타자로 출전 중인 박석민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공격의 맥을 끊고 있다.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박석민은 2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적시타를 쳐내며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 다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3경기 타율이 1할(10타수 1안타)에 머물고 있는 것. 그나마 박석민의 앞뒤로 포진한 이승엽과 최형우의 맹활약으로 2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4번타자의 부진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3차전에서도 박석민은 1회초 2사 2루, 3회초 무사 1,3루의 득점 찬스를 모두 놓쳤다. 3차전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쫓기는 신세가 됐기 때문에 삼성도 더 이상 박석민의 부진을 그냥 두고 볼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박석민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1차전 종료 후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에 대해 "옆구리 부상으로 훈련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배트 스피드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2차전을 마친 뒤에도 "조금 무딘 감이 있지만 끝까지 4번타자로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를 치러나가면서 컨디션을 회복할 것이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박석민과는 달리 5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최형우는 2차전 만루포, 3차전 스리런포 등 2경기 연속 묵직한 한 방을 터뜨렸다. 4차전부터 타순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류 감독은 정규시즌 중에도 "최형우가 4번을 맡아줘야 타선 전체가 산다"고 말해왔다.

이승엽 역시 3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 하나씩을 포함해 10타수 3안타(타율 0.300) 4타점 3득점 3볼넷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타점도 많지만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후속 타자들에게 찬스를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때문에 박석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3차전을 패하며 SK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분위기를 되찾기 위해 4차전을 반드시 잡아내야 하는 삼성. '4번타자' 박석민의 침묵에 삼성 벤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