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SK 와이번스에게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SK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2-8 재역전승을 일궈냈다. 2연패 뒤 귀중한 1승을 챙긴 SK는 삼성이 자랑하는 필승 불펜진을 무너뜨리는 큰 수확도 거뒀다.
3차전 역시 3회초까지는 1-6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SK는 삼성이 자랑하는 안지만 등 불펜진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야금야금 5-7까지 따라붙은 6회말, 안지만까지 긴급 투입한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대거 6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1,2차전에서 SK는 막강한 삼성 마운드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다. 특히 안지만과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뒷문은 도무지 공략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3차전에서 1-6까지 점수 차가 벌어진 뒤 삼성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SK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삼성이 자랑하는 안지만은 1이닝 동안 김강민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은 것을 포함해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4실점,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안지만에 앞서 등판했던 좌완 핵심 불펜 요원 권혁 역시 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다.
SK 이만수 감독은 처음부터 자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5-7로 뒤지던 6회말 선두타자 박진만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임훈에게 번트를 지시한 것이 그 증거다. 운 좋게 임훈의 번트가 내야안타로 이어지며 대량득점의 발판이 되긴 했지만, 2점 차로 뒤지는 상황에서 강공이 아닌 번트를 선택했다는 것은 의외였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은 "일단 한 점만 내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전에 계속 점수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한 점만 내면 후반에 따라갈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삼성 불펜이 막강하다고는 하지만 SK 타자들이 한 점 정도는 따라붙거나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이제 SK 타자들은 삼성이 자랑하는 셋업맨 안지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아직 '끝판대장' 오승환이 남아있지만 적어도 6~7회 이전에 리드를 잡아야 한다는 조급함은 느끼지 않아도 될 듯하다. 반면 삼성은 남은 경기에서 안지만 등 불펜 투입 시기에 고민을 떠안게 됐다.
지난 25일 대구 2차전을 앞두고 SK의 박재상은 "우리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안지만이나 오승환을 한 번은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번 공략에 성공해 자신감만 갖게 되면 또 무너뜨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제 SK 타선은 안지만은 넘어섰다. 다음은 오승환이다. 삼성 불펜에 대한 두려움을 떨친 SK 타자들이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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