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드러내며 2연승을 거뒀다. 아직 우승의 주인공은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강한 삼성'이 계속될 수 있는 이유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에 있다. 올 시즌 삼성은 정규시즌부터 한국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세대교체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새로운 선수들을 계속해서 키워내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심창민(19), 정형식(21), 이지영(26)을 포함시켰다. 하나같이 삼성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들로 정규시즌에서 이미 기량을 검증받았다. 이들은 처음 밟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각자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며 팀의 2연승에 힘을 보탰다.
심창민은 1차전 삼성이 2-1로 앞선 6회초 1사 2루 동점 위기 상황에서 선발 윤성환을 구원 등판해 위기를 넘겼다. 이지영도 중요한 1차전 선발 포수로 출전해 7회까지 든든히 안방을 지켰다. 정형식은 1,2차전 모두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팀의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포지션에 '젊은 피' 역할을 하고 있다. '신인' 심창민은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권오준을 대신해 '잠수함 투수'로서 불펜의 다양성을 살렸다. 이지영은 은퇴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안방마님 진갑용(38)의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다. 정형식 역시 30대 중반에 접어든 박한이, 강봉규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외야 자원이다.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경기에 출전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 경험은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승부 외적으로도 적지 않은 소득을 챙겼다.
삼성의 세대교체가 이상적인 것은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출전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경기에 나서면서 이기는 법도 알게 하는 것이 진정한 육성의 방법이다. 올 시즌 삼성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류중일 감독의 과감한 결단도 돋보인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라는 큰 경기에 진갑용이 아닌 이지영을 선발 포수로 내보낸 것. 이지영은 류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성공적인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치렀다. 위기 상황에서 심창민을 마운드에 올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영원한 선수는 없다. 언젠가는 유니폼을 벗게 돼 있다. 그렇다면 구단은 그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필요한 포지션의 새로운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는 삼성. 우연이 아니다.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강팀의 면모를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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