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선발 윤희상의 완투로 SK 불펜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2차전부터 가동될 '힘'있는 불펜의 활약이 시리즈의 명운을 가를 것이다.
SK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삼성에 내줬다. 시작부터 이승엽에게 홈런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고, 결국 점수를 뒤집지 못하고 1-3으로 졌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은 패인보다 긍정적인 요소를 먼저 짚었다. "윤희상의 완투가 큰 도움이 됐다. 중간 투수들이 과부하가 많이 걸린 상태였는데, 윤희상 덕분에 남은 경기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SK는 롯데와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면서 불펜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필승조 박희수와 정우람은 나란히 4경기에 나와 각각 7이닝과 5이닝을 소화했다. 이닝은 길지 않았지만 대부분 경기에서 불펜 대기했고 긴장도 높은 상황에서 등판해 공을 던져 체력 부담이 만만찮았다. 더구나 SK는 5차전을 치르고 하루 휴식 후 다시 한국시리즈 1차전을 맞았다. 피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윤희상이 1차전을 홀로 책임지며 불펜이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1회 홈런을 맞은 것만 제외하면 윤희상은 역투를 했다. 이승엽에게 맞은 홈런도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이만수 감독은 "이승엽에게 던진 포크볼이 가운데 바깥쪽으로 들어갔다. 실투였고, 이승엽이 잘 쳤다"며 "7, 8회에 교체를 생각했는데, 투구 수도 많지 않았고 윤희상 정도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대로 갔다"고 완투를 시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휴식을 취해 내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록 졌지만, 기대감을 품게 하는 결과로 받아들였다.
처음부터 홈런을 맞아 분위기가 기운 상태에서도 SK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안정적인 수비를 앞세워 상대 흐름을 끊는 저력을 보여줬다. 6회말 1사 1, 2루에서 최형우의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김강민이 달려와 다이빙 캐치에 성공했다. 최형우는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류중일 감독도 "이승엽의 홈런 이후 찬스가 한 번 있었는데, 최형우의 타구가 김강민에게 잡혔다"면서 그 장면을 아쉬워했다. "상대 팀이지만, 나이스 플레이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1차전 유일한 점수를 만들어낸 정근우의 활약도 돋보였다. 4회 볼넷 출루 후 도루에 성공했고, 포수 이지영의 송구가 빠지자 3루까지 달렸다. 이후 이호준의 우중간 적시타가 나와 1-2로 따라붙었다. 그동안 잠잠했던 이호준의 방망이까지 시동이 걸렸다.
2차전 선발은 마리오와 장원삼이다. 마리오는 올 시즌 삼성전에 2경기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4.26을, 장원삼은 SK전 4경기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양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 카드지만, 상대 전적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선발이 내려간 뒤의 불펜 싸움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SK는 1차전에서 불펜이 충전의 시간을 가졌지만 삼성은 심창민과 안지만, 권혁, 오승환을 가동했다.
SK는 마리오와 힘을 비축한 불펜, 여기에 살아난 타선의 힘까지 더해 2차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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