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윤)성환이가 3점만 내달라고 했다. 맞지?"
'선제 결승포'를 터뜨린 이승엽(삼성)이 승리 후 나란히 인터뷰실에 들어온 윤성환(삼성)에게 한 말이다. 윤성환은 말 없이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윤성환이 경기 전 했던 약속을 지켰다. 3점만 뽑아주면 이길 수 있다는 약속이었다. 윤성환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서 5.1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승리. 삼성은 SK를 3-1로 이겼다.
경기 후 윤성환은 "당연히 1차전 선발은 (장)원삼이가 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오치아이 코치님이 내가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신 것 같더라"며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이겨내고 호투를 펼친 윤성환이다.
이날 윤성환은 주무기인 커브보다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을 높였다. 총 투구수 73개 중 슬라이더가 21개, 커브가 13개였다. 윤성환은 "포수 (이)지영이와도 이야기를 많이 했고 우리 팀 타자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슬라이더의 각이 괜찮다고 하더라"며 "SK 타자들은 커브를 많이 봤기 때문에 오늘 투구 패턴이 통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윤성환은 6회 강판한 상황에 대해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다른 경기도 아니고 한국시리즈였기 때문에 팀 승리가 더 중요했다"며 "오치아이 코치님도 2-0이면 계속 던지게 할텐데 2-1이라서 어쩔 수 없다며 다음 경기에 더 잘 던져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도 "윤성환이 1차전 선발에 대한 우려를 깨끗이 씻었다"며 칭찬했다. 윤성환은 3점만 뽑아주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단순한 호기가 아니라는 것을 역투로 증명하며 사령탑의 얼굴에도 웃음꽃을 피게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