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결국 경기 초반이 관건이다. 6회 이전까지만 앞서면 승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런 복안을 분명히 밝혔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한 삼성의 계획은 명확하다. 9이닝 야구를 '6이닝 야구'로 단축한다는 것이다. 막강한 선발진,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철벽 계투진을 줄줄이 내세워 승리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용을 '1+1' 체제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예고된 선발투수가 먼저 등판하되 여의치 않으면 경기 중반 '스윙맨'을 투입한 뒤 핵심 불펜요원들을 줄줄이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여기에서 '+1'에 해당하는 선수가 심창민이다. 심창민은 고든, 차우찬과 함께 언제든지 등판 가능한 '5분 대기조'로 나선다.
1차전 선발로 윤성환을 내세운 삼성은 윤성환이 5∼6이닝을 책임져주면 심창민에 이어 불펜의 핵심 멤버들을 총동원해 경기를 매조지할 계획이다. 심창민은 선발이 위태로울 경우 조기 출격도 가능하다. 빠르면 3∼4회에도 등판해 3이닝 정도를 책임질 수 있다.
삼성 마운드의 '보이지 않는 핵' 역할을 맡은 셈이다.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해졌다. 류 감독은 "심창민은 삼성 마운드의 미래다. 너무 기대된다"며 "심창민 외에 차우찬과 고든도 불펜 대기조로 활약한다"고 밝혔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인 심창민은 '제2의 임창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시즌 39.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했다. 그렇지 않아도 막강한 삼성 불펜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인 주역이다. 류 감독이 예뻐할 수밖에 없다.
심창민의 뒤에는 리그 최강인 불펜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안지만, 권혁, 그리고 마무리 오승환이 언제든지 출격 가능하다. 63.1이닝을 소화한 안지만은 평균자책점 1.71에 WHIP 0.98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최고 셋업맨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좌완 권혁은 왼손 타자에게 강점을 갖고 있다. 오승환은 오승환이다. 55.2이닝 동안 삼진을 81개나 잡아냈다. 피안타율 1할7푼2리에 WHIP 0.83이다. 이들 3각 편대가 등판하면 상대가 경기를 뒤집기ㄴ는 어렵다. '6이닝 야구'를 앞세운 삼성이 여유를 보이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SK는 정규시즌서 삼성과 대등한 전력을 과시했다. 10승9패로 상대전적서는 오히려 앞선 모습을 보여줬다. 이만수 SK 감독이 "야구는 해봐야 안다"고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SK의 바람대로 경기를 풀어가기 위해선 초반 득점이 무척 중요하다. 1차전 선발 윤희상이 경기 중반까지 리드를 지켜줘야 한다. 나머지는 박희수-정우람 불펜 콤비에 맡기면 된다. 결과적으로 SK의 '승리 방정식'도 6회 이전에 초점이 모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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