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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94와 3의 차이'…SK, 박진만 빈자리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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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94와 3의 차이. SK 와이번스 박진만과 최윤석이 포스트시즌을 치른 경기 수다. SK와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경험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를 확연히 드러낸 한 판이었다.

SK는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끝에 4-5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6회까지 4-1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지만 7회초 실책이 빌미가 돼 4-4 동점을 허용한 후 결국 패했다. SK의 패배에는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의 빈자리가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박진만은 이날 경기 전까지 총 94번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야수 부문 최다 기록이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경험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노련한 박진만의 존재는 SK에 큰 힘이 되고 있다.

16일 열린 1차전에서도 박진만은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1-1 동점이던 6회초 1사 1,2루에서 대타 박준서의 안타성 직선타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며 미리 스타트를 끊었던 1루 주자 홍성흔까지 잡아낸 것. 위기를 넘긴 SK는 6회말 박정권의 결승 적시타가 터져나오며 승리를 손에 넣었다. 박진만의 호수비 하나가 팀을 구한 셈이다.

2차전 역시 박진만은 8번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고 희생번트 작전도 착실히 성공시켰다. 크게 눈에 띄는 장면은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소금같은 활약이었다.

박진만이 덕아웃으로 물러난 것은 6회말 공격에서였다. 조인성의 2타점 2루타로 4-1로 앞서나가며 여유가 생기자 이만수 감독은 계속된 2사 2루 상황에서 박진만 대신 이재원을 대타로 기용했다.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이재원은 볼넷을 골라 나가 이 감독의 작전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이 아닌 수비에 있었다. 이재원을 대신해 유격수로 교체 투입된 최윤석이 7회초 동점의 빌미가 되는 실책을 범한 것이다. 선두타자 전준우의 타구는 까다롭기는 했지만 한 발 빨리 움직였다면 잡아낼 수도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내야안타를 만들어줬다. 이어 황재균이 또 유격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최윤석이 제대로 글러브에 담지 못하는 실책을 범하며 무사 1,2루를 허용했다.

롯데는 모처럼 보인 SK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엄정욱의 폭투로 무사 1,3루가 된 다음 문규현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따라붙은 롯데는 김주찬의 적시 2루타와 대타 조성환이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4-4 동점을 만들었다. SK로서는 최윤석의 두 차례 땅볼 타구 수비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동점의 빌미가 된 점이 몹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윤석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지난해 뛰었던 단 3경기가 전부다. 그것도 주로 스타팅이 아닌 교체 출전이었다. 경험 면에서 100경기 가까운 포스트시즌 경험을 자랑하는 박진만과는 비교가 안된다. 아직 9개의 아웃카운트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추가점을 위해 박진만을 교체한 것은 이른 감이 있었다.

물론 SK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최윤석이 큰 경기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언제까지 포스트시즌을 박진만에게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SK는 경험이 부족한 최윤석의 투입으로 큰 대가를 치렀다. 94와 3의 차이가 빚어낸 결과였다.

조이뉴스24 인천=정명의기자 joynews2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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