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가 좋은 거울이 됐다. 주루 미스와 투수 교체 시점 등 세세한 부분에서 승패가 갈린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는 이만수 SK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뒤 올 시즌 정식감독으로 부임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군 이 감독의 느낌은 남달랐다. 이 감독은 "경기를 보면서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작년 포스트시즌은 그동안의 경험과 감으로 치렀다면, 올해는 선수들을 어떻게 최적의 요소에 배치해야 하는지를 더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준플레이오프가 이 감독의 시리즈 구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실책을 연발했지만 감독의 믿음으로 꾸준히 선발 출전한 선수도 있었고, 감독의 투수 교체 실패로 경기를 내주는 장면도 있었다. 이 감독은 "감독의 판단 실수로 팀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경기는 선수가 하지만, 그 선수를 움직이는 것은 지도자다. 감독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게는 '기본'을 강조했다. 준플레이오프서 번트와 베이스러닝, 수비 등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흐름을 내주는 것을 보며 중요성을 절감했다. "큰 경기일수록 본헤드 플레이는 치명적이다. 4경기에서 기본적인 플레이가 경기를 좌우했다. 의욕이 앞서면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적당한 긴장감 유지가 중요하다."
SK 선수들도 공감하고 있었다. 특히 포수 조인성의 책임감은 남달랐다. LG에서 SK로 이적해와 2002년 이후 10년 만에 가을 무대를 밟는 조인성은 "SK는 항상 가을 야구를 해왔던 팀 아닌가. 나도 1년 동안 함께 지내면서 분위기를 많이 흡수했다"고 말했다.
조인성 역시 기본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실수나 볼넷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부터 조심해야 한다. 4차전 마지막에 두산 배터리가 사인 미스를 한 것 같던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아쉬운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큰 교훈이 됐다.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정권도 "양 팀 모두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더라. 원래 그런 팀이 아닌데, 서로 해보려고 눈에 불을 켠 느낌? 물론 이기기 위해서였지만 결론은 역효과였다. 우리는 상대보다 좀 더 차분하고 여유 있게, 'SK처럼' 해야 한다"며 자신감 넘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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