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인터뷰실에 들어와 "조성환을 믿는다"고 했다.
이날 롯데는 두산에게 2-7로 덜미를 잡혀 1, 2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3차전에서 이겼다면 연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4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양 감독은 "(조)성환이는 고참 선수이기 때문에 실수에 대한 생각이나 미련을 빨리 떨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말한 실수는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차전 5회말 실점할 당시 나온 연속 수비 실책에 관한 부분이다.
1차전에서 부진했음에도 양 감독은 2, 3차전 모두 조성환을 선발 2루수로 기용했다. 조성환도 1차전에서 한 이닝 실책 두개를 범한 아픈 기억을 털어버리고 2, 3차전 모두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수비에서 다시 제 실력을 회복하면서 방망이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조성환은 1, 2차전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3차전에선 2안타를 쳐냈다. 양 감독도 "타격감이 올라와서 다행"이라고 했다. 다만 이날 3차전에서 1회말 3루주자로 나가 있다가 박종윤의 우익수 플라이 때 리터치가 늦었음에도 홈으로 뛰어들다 횡사한 장면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성환은 1차전이 끝난 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속은 타들어갔다. 그는 "내 실수로 어린 선수들까지 분위기가 가라 앉을까봐 가장 걱정이 됐다"며 "내 실수를 가지고 팀 전체에 대해 수비불안이 있다고 주변에서 얘기를 하는데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조성환은 주장 자리는 이제 김사율에게 넘겼지만 팀 리더로 선수단을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하는지 노하우를 잘 알고 있다. 프로 입단 동기인 홍성흔이 분위기 메이커로 선수들을 이끈다면 조성환은 조용하게 뒤에서 후배들을 챙긴다.
양 감독은 "조성환이 타석에서 득점 기회를 맞거나 주자를 진루시켜야 할 상황이 온다면 충분히 제몫을 할 거라고 믿는다"고 얘기했다. 조성환은 12일 열리는 4차전과 앞으로 팀이 더 치러야할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그 믿음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