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연이틀 홈런 악몽에 운 두산 베어스의 '필승 셋업맨' 홍상삼. 팀 선배 정재훈을 찾아가 조언을 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홍상삼과 지난 2010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정재훈의 행보가 절묘하게 닮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상삼은 지난 8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동점 투런포를 허용한데 이어 9일 열린 2차전엔서는 역전 솔로포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두산도 2연패에 빠지며 탈락의 위기를 맞았다.
2010년에도 홍상삼과 비슷한 경험을 한 투수가 두산에 있었다. 당시 팀의 필승 불펜조로 활약했던 정재훈이다.
2010년에도 준플레이오프 맞상대는 두산-롯데였다. 정재훈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4로 앞서던 7회초 구원 등판했다. 그러나 조성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8회를 마친 정재훈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5-6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두산은 9회 추가 4실점하고 와르르 무너지며 5-10으로 1차전을 내줬다.
2차전에서도 정재훈의 홈런 악몽은 가시지 않았다. 이번에는 1-1로 맞서던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주찬의 안타와 정보명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린 정재훈은 조성환을 고의4구로 거른 뒤 이대호를 상대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두산의 사령탑이던 김경문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었다. 이전까지 이대호는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재훈은 이대호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기는 롯데의 4-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두산은 2연패를 당하며 탈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필승 셋업맨, 주무기가 포크볼이라는 점, 2경기 연속 등판에 2경기 연속 피홈런 등 2012년 홍상삼과 2010년 정재훈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불펜의 부담을 홀로 짊어져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 2010년 두산은 마무리투수였던 이용찬의 음주 이탈로 불펜에는 정재훈 외에 믿을 투수가 없었다. 2012년의 두산 역시 마무리 프록터가 있지만 허리는 홍상삼이 거의 홀로 책임지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2010년의 두산은 해피엔딩이었다. 2패 후 내리 3경기를 따내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 흔히 말하는 '역스윕'이었다. 정재훈도 4,5차전에 다시 등판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두산은 올 시즌 2010년의 재현을 꿈꾼다. 2연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흐릿해졌지만 역전 시리즈를 한 번 일궈냈던 만큼 불가능한 꿈도 아니다. 김진욱 감독도 2차전 패배 후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재작년에도 2연패 뒤 3승 하지 않았나. 부담 갖지 않고 경기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년 전 정재훈이 불펜의 중심에 있었던 두산의 기적같은 역전승. 올 시즌의 두산과 홍상삼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2년 전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두산 베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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