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끝내 한화 타선은 류현진(25)을 지원하지 못했다.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이 잘 던지고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대기록 달성에 실패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로 나서 10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1-1 동점이던 연장 11회 마운드를 박정진에게 넘기며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1회말 터진 최진행의 선제 솔로포로 1-0으로 앞서가던 중 7회초 강정호에게 불의의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을 뿐이다. 류현진은 10이닝 동안 129개의 공을 던지는 괴력을 발휘했다. 피안타는 강정호의 홈런을 포함해 단 4개 뿐이었고 사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특히 이날 류현진은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며 넥센 타자들을 요리했다. 4이닝을 야수들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만 종료시킨 셈이다. 류현진은 많은 수의 삼진을 기록하며 야수들의 부담을 덜어냈지만 안타깝게도 야수들은 타석에서 류현진을 지원하지 못했다.
비록 관심을 모았던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이루지 못하고 한화도 창단 첫 10승 투수 배출에 실패하게 됐지만 류현진은 한 가지 위안이 될 만한 기록을 세웠다. 바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것. 이날 12개의 탈삼진을 추가한 류현진은 올 시즌 2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지난 2006년 세웠던 204개의 개인 시즌 최다 탈삼진을 뛰어넘었다.
두 시즌 이상 200탈삼진을 기록한 선수가 지금껏 선동열(해태), 고 최동원(롯데) 뿐이었다는 점에서도 류현진의 탈삼진 기록은 의미가 있다. 선동열은 1986년(214개), 1988년(200개), 1991년(210개) 세 차례 200탈삼진을 넘어섰다. 최동원은 1984년(223개)과 1986년(208개) 2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탈삼진 기록이 아니더라도 류현진은 충분히 훌륭한 피칭을 했다. 올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팀 타선의 빈약한 득점 지원이 또 발목을 잡았을 뿐이다. 국내 최고의 투수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닥터 K'의 명성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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