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G 트윈스는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넥센 히어로즈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거둔 6승 12패보다 성적이 더 안좋다.
넥센은 지난 17일 김시진 감독과 계약해지를 통보해 선수단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김성갑 감독대행 체제로 바뀌고 곧바로 18~19일 LG와 잠실 2연전을 치렀다. 하지만 수장을 잃은 넥센은 LG를 상대로 흔들리지 않았고 2연전을 고스란히 담아갔다. LG는 안방에서 넥센에 또 내리 져 시즌 상대전적 5승 12패를 기록했다.
앤드류 밴 헤켄과 브랜든 나이트 등 올 시즌 넥센의 막강 원투펀치로 활약하고 있는 에이스들이 선발 로테이션상 이번 2연전에 잇따라 등판한 게 LG에겐 불운이라면 불운이었다.
사령탑 부임 첫 해인 LG 김기태 감독은 역발상으로 시즌 목표를 60패로 삼았는데 19일 현재 51승 4무 65패를 기록중이다. 결과론이지만 넥센에게 크게 밀리지만 않았다면 목표는 이뤘을 지 모른다.
김 감독은 넥센의 감독 경질로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 18일 넥센과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에게 "많이 찾아 오셨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그는 넥센 김시진 감독과 관련된 얘기는 아꼈다. '안타까운 일이고 참 뭐라 말할 수 없다'는 게 그의 마음이었다.
김 감독은 "코치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정말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좋은 일도 있었지만 나쁜 일도 분명히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과 견줘 바뀐 팀 분위기가 올 시즌 건진 수확이라고 했다. 4강 순위 경쟁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고참선수들이 솔선수범을 했고 불만을 쉽게 털어놨던 어린 선수들도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즌을 돌아보는 김 감독에게 아쉬운 순간은 분명히 있었다. 김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넥센전"이라고 꼽았다. 지난 7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였다.
김 감독은 "3회였던 걸로 생각난다. 공격과 수비에서 정말 하나도 풀리는 게 없었다"며 "정말 스트레스를 받았다. 경기 중에 그런 적이 거의 없었는데 뒷목이 뻣뻣해지더라"고 털어놨다.
당시 LG는 0-3으로 끌려가던 3회초 수비에서 넥센 박병호에게 도루 2개를 허용했고 오윤과 유한준에게 각각 적시타와 희생타를 허용, 두 점을 더 내줬다. 에이스인 벤자민 주키치가 이날 선발로 나왔지만 0-5로 끌려가면서 초반 흐름을 내줬다.
LG는 이어진 공격에서 이대형이 솔로포를 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이병규의 볼넷과 이진영의 안타로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은데다 주루 미스까지 겹쳐 무사에 계속된 추가득점 기회를 날렸다. 그리고 4회초 넥센에게 대거 4실점하는 바람에 결국 2-10으로 크게 졌다.
김 감독은 "넥센을 상대로는 우리가 잘 안되는 부분이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경기를 자주 했다"며 "다음 시즌에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는 오는 27일과 28일 잠실구장에서 다시 한 번 넥센과 만난다. 올 시즌 넥센전 마지막 2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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