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KIA 타자 중 부문별 타격 순위 상위 5위 안에 든 선수는 이용규뿐이다. 이용규는 19일 현재 득점(82점) 1위, 도루(38개) 1위, 안타(129개) 5위에 올라있다.
만약 이용규가 득점 혹은 도루왕에 오른다면 KIA의 유일한 타이틀 홀더가 된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득점 부문에서는 이승엽(삼성)이 79득점으로 이용규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도루는 2위 서건창(넥센, 36개)과 불과 2개 차이다.
이용규는 5월에 가장 많은 11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이후 6월 6개, 7월 5개, 8월 6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9월에는 3도루에 그쳤다.
그러나 강력한 신인왕 후보 서건창의 발은 거침이 없다. 6월 이후 꾸준히 매월 6도루 이상을 기록하던 서건창은 9월 들어 무려 11도루를 추가하며 이용규를 위협했다. 9월 치른 12경기서 11도루로, 거의 매 경기 도루 1개씩은 꼬박꼬박 기록한 셈이다.
투수 부문에서는 윤석민이 탈삼진 118개로 노경은(두산)과 공동 4위다. 지난해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서 투수 4관왕에 올랐던 윤석민의 부진한 모습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서재응도 평균자책점 2.82로 4위에 올라있다.
팀 순위 5위 KIA는 19일 패배로 4위 두산에 6경기 차로 멀어졌다. 이제 4강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선수의 개인 타이틀마저 놓쳐버리면 KIA의 가을은 더욱 허전해진다.
2년 전 악몽이 떠오른다.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9년 5개 부문 타이틀 홀더를 배출하고 골든글러브도 네 자리나 휩쓸었다. 그러나 2010년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타이틀 홀더 또한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투수 양현종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페어플레이상을 받은 것이 전부다. 4위였던 지난 시즌에는 윤석민이 홀로 투수 4관왕을 휩쓸었다.
KIA의 팀 성적과 비례해 선수 개인 기록도 이용규 외에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타율은 김원섭(3할3리)이 유일하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등 중심 타자들이 모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전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난해와 비교해 팀 출루율(3할5푼7리→3할4푼7리)은 별 차이가 없는 반면 팀 득점은 627점에서 499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용규가 출루해 도루에 성공해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적시타가 부족했던 것이다. 고군분투하는 이용규의 타이틀 획득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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