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언터처블!'
무릎 부상 때문에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에야 1군에 합류한 롯데 자이언츠 투수 정대현이 마운드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연결하는 든든한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3경기에 나와 14.2이닝을 던지면서 2승 2홀드 평균 자책점 1.23을 기록 중이다.
정대현은 지난 8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 첫 선을 보였다. 당시 그는 1이닝을 던지면서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 깔끔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정대현은 8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 2실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12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선 정대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팀이 1-2로 리드 당한 5회초 2사 상황에서 선발 이정민과 원포인트 릴리프 강영식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나왔다.
정대현은 첫 상대인 나지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8회 최대성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2.1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 삼진 5개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롯데는 정대현의 호투를 발판으로 7회말 만루에서 터져나온 손아섭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결국 이날 경기를 4-2로 뒤집었다.
정대현은 모양새는 '필승조'가 아닌 '추격조'로 나선 셈이지만, 박빙의 한 점 차 승부에서 마운드의 허리를 맡아 제 임무를 다했다. 그 결과 승리투수도 그의 몫이 됐다.
롯데는 지난 오프시즌 동안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정대현과 이승호를 모두 데려와 불펜 보강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정대현과 이승호 모두 전반기 팀 전력에서 빠졌다. 정대현은 무릎 수술에 따른 재활 때문이었고 이승호는 제구력 불안 등 컨디션이 난조였다. 둘을 영입했을 당시 양승호 감독의 입가에 있던 미소는 한동안 사라졌다.
하지만 정대현이 부상을 털고 돌아와 철벽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SK 시절처럼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자 양 감독은 최근 다시 웃음을 찾고 있다. 덩달아 롯데 불펜 전력도 한층 강화됐다. 롯데가 남은 정규시즌을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정대현은 "1군 복귀 초반보다는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등판을 거듭하다보니 처음보다는 힘이 덜 든다"고 했다. 4일 KIA전 피칭과 관련해서는 "커브가 정말 잘 들어갔다.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KIA전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치른 1군 경기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이닝(2.1이닝)과 투구수(26개)를 소화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정대현은 "조금 더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는 한 경기 30구를 던지는 게 우선 목표"라고 얘기했다.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는 섣불리 하지 않았다. 정대현은 "아직 정규시즌 일정이 남아 있다"며 "2위가 확정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대한 얘기를 꺼내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23경기가 남아 있는데 좀 더 컨디션을 끌어올릴 생각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개인적인 각오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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