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뿌리는 고춧가루에 경계령이 내려졌다. 4강 싸움을 펼치고 있는 팀들은 특히나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한화가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 아래 2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에이스' 류현진을 앞세워 3-0 승리를 거둔 것. 갈 길 바쁜 KIA는 한화가 뿌린 고춧가루에 당하며 6위 넥센에게 반 경기 차 쫓기는 신세가 됐다.
KIA에 앞서 넥센도 당했다. 넥센은 29일 대전구장에서 한용덕 감독대행의 데뷔전 상대였다. 경기 초반 4-0으로 앞서나가며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듯했지만 한화는 예전의 그 한화가 아니었다. 5회말에만 대거 6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더니 7-6으로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KIA와 넥센은 나란히 5, 6위에 랭크돼 있다. 31일 현재 KIA는 4위 두산에 2.5경기 뒤져 있고, 넥센은 두산을 3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힘겹게 4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최하위 한화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만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화의 다음 상대는 4위 두산이다. 한화는 KIA와의 3연전을 마치고 오는 4일부터 대전에서 두산을 상대한다. 4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팀들이 차례로 한화와 맞붙는 일정이다. 그런 만큼 한화를 상대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올 시즌 가을잔치에 초대 받는 주인공을 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는 한대화 감독이 물러나고 한용덕 감독대행이 사령탑에 오르며 조금씩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선수들도 수장이 바뀐 상황에서 뭔가 보여주자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넥센전 역전승과 KIA전 영봉승은 그에 따른 결과물이다. 에이스 류현진 역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이같은 점들이 한화를 상대하는 팀들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잃을 것 없이 덤벼드는 사람이 무서운 법이다. 한 대행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지 않느냐"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약속했다.
물론 감독 교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아직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한화가 정말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연승 뒤 어김없이 연패를 당했던 패턴에서 빠져나와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 대행은 남은 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KIA는 1일 경기에 에이스 윤석민을 선발 등판시켜 한화의 기세를 꺾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는 김혁민을 내세워 윤석민을 상대한다. 캐스팅보트로 떠오르고 있는 한화가 언제까지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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